• 10년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보수정권이 갖고 있는 프레임(틀)은 무엇일까.

    정치는 프레임의 대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야당 시절 한나라당은 노무현 정권을 '아마추어 정권'이라 규정하고 이를 적극 홍보했다. 지난 대선에서도 경제성장을 외치며 '프로와 아마추어' 프레임으로 여론에 접근했다. 민주당은 도덕성을 내세운다. '차떼기 정당'이란 이미지는 여전히 한나라당을 공격하는 단골메뉴다.

    이처럼 여론에 쉽게 각인 시킬 수 있는 프레임을 만들어야 유리한 선거전을 치를 수 있다는 게 정치인들의 시각이다. 최근에는 개별 정치인들도 각자 나름의 이미지 구축에 각별한 신경을 쓴다. 때문에 선거철만 되면 정책은 실종됐고 '이미지'와 '바람'만 난무한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는다.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정권교체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내세운 프레임이 여론에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란 설명이 가능한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보수정권인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내세우는 프레임은 두 가지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을 방문, 민주당의 전당대회를 참관하고 돌아온 안 최고위원은 "이번 미국 대선을 통해 세계 보수주의의 미래를 보게됐다"면서 보수주의의 몰락을 예고했다. 대한민국의 보수정권 역시 몰락할 것이고 지금의 이명박 정부가 보수주의 종말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최고위원은 먼저 "전 세계의 보수정권은 강한자가 살아남는 시장중심의 철학을 갖고 있다"면서 미 대선에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열풍이 불었던 원인은 이런 보수주의의 철학에 대해 미국 국민들이 실망을 했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안 최고위원은 "'각자 알아서 살아라'는게 보수주의의 철학인데 (미국 국민들이) 8년 동안 이를 겪고 (실망한 뒤) 오바마 지지 열기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이런 보수주의의 철학 마저도 제대로 갖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시장주의 정권이냐"고 반문한 뒤 "그것도 아니다. (정책을 들여다보면) 반시장주의 정책을 많이 쓴다"고 비판했다.

    그래서 이명박 정권이 사용하고 있는 프레임은 '반공과 안보의식' 및 '성장론'이라고 주장했다. 안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이 먹고 사는 것은 두 가지"라며 "반공과 안보의식으로 먹고살고, 경제성장을 시키겠다는 것으로 먹고산다"고 주장했다. 현 민주당을 "친북좌파세력으로 규정짓고, 한나라당이 잡아야 안보와 안정이 이뤄지고, 경제역시 '우리가 잡아야 성장한다'고 주장한다"면서 "이것은 이명박도 박근혜도 정몽준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나 "국민들은 이명박 정권 7개월 동안 안보와 성장 정책만으로는 경제성장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제 성장과 안보라는 슬로건이 한국 보수주의에서 떨어져나갈 것"이라고 전망한 뒤 "보수주의 종말이 바로 이명박 정권에서 올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