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밤 100분간 TV로 생중계된 '대통령과의 대화'는 "진솔했다"는 평이다. 청와대와 한나라당 모두 "진정한 소통의 시작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번 생중계를 준비한 KBS는 지난 1일부터 '대통령과의 대화, 질문있습니다'라는 홈페이지를 개설해 네티즌 질문을 받았는데 시작부터 비난글로 도배되면서 이날 '대통령과의 대화'가 자칫 정권에 대한 불만만 쏟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패널의 질문과 네티즌의 인터넷 질문 모두 정부 정책의 실효성에 맞춰지면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는 평을 받고있다. 특히 인터넷 질문 중 청년해소 문제를 위해 대학 정원을 줄어야 한다는 요지의 주장에 대해선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 "아주 좋은 질문을 해줬다. 그 질문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흡족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좌파적 성향 논란과 광우병 파동에서 부적절한 입장을 보였다는 이유로 보수 진영의 반발을 샀던 유인경 경향신문 기자 대신 교체된 이숙이 시사인 뉴스팀장의 질문은 다소 공격적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정책보다 정치적인 부분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물론 정책만큼 정치 영역 역시 중요한 부분이지만 질문에 사용된 어휘가 상대적으로 원색적이었다는 비판이다.

    경제 관련 이 팀장의 첫 질문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교체 문제였다. 이 팀장은 현 경제위기의 근본원인과 책임이 강 장관에 있다고 평한 뒤 "이 대통령은 그래도 강 장관을 신뢰하는 것 같은데 근거가 무엇인지, 지금의 경제팀을 신뢰해야 하는 근거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주택 문제에 대한 질문에선 이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을 지낸 점을 겨냥, "지금은 분양가가 너무 비싸 짒을 사기가 힘들다. 자기 월급으로 집 장만이 어려운데 건설사 사장을 했으니 분양가를 잘 알 것이다. 분양가를 낮출 방법은 없느냐"고 했다. 비정규직 해법에 대한 질문에선 이 대통령이 취임 초 직접 지시로 대불공단의 전봇대를 뽑고, 일산 아파트 내 초등생 성폭행 미수 사건 당시 이 대통령이 관할 경찰서를 직접 찾은 점 등을 들며 "대통령이 현장 정치를 하면 바로 해법이 나오지 않느냐"고도 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가 나오자 이 팀장은 "청와대에서는 어느나라 쇠고기를 드시는 지 궁금해 한다"고 물었고, 이 대통령이 모두 발언에서 "서민과 직접 만나는 시간이 적지 않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농반진반으로 "가끔 슬쩍슬쩍 만나긴 합니다"라고 답변한 것을 거론하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에서) 대통령이 사과까지 했는데 여론을 읽기 위해 특별히 한 일이 있는지... 슬쩍슬쩍 사람들을 만난다고 하셨는데 예전에는 (대통령이) 야당 인사도 만나고 어떤 분은 인터넷을 통해 보기도 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한나라당 당직자 및 사무처 직원들과 선거 당시 도움을 줬던 우호세력과 만찬을 한 것을 두고도 이 팀장은 "대통령의 만찬정치가 이슈가 됐다"며 "그런 소식을 접하면서 (이 대통령이) 전 국민의 대통령이 아니라 자기사람만 챙기려는 것 아닌가 하는 시각이 있다"면서 "대통령이 국민통합을 위한 노력이 부족한 게 아닌가 하는 지적이 있다"고 비판했고 이 대통령은 "선거하면서 못 만난 사람들을 초청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또 다른 조직도 불러서 초청하는데 알려지기를 그렇게 알려진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