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2008년은 광복 63년, 대한민국 정부수립 60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다. 일제의 강점과 착취에 이어 해방 및 6·25전란으로 한민족이 분단국으로 출범한 아픔이 있었다. 그러나 극심한 정치적 혼란과 가난을 극복하고 ‘한강변의 기적’을 이룩한 대한민국의 성공역사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세계사의 기적’으로 기록될 사건이다.

    흔히 대한민국의 성공을 ‘기적’이라고 하지만, 이 세상에 ‘공짜기적’이란 없다. 기적을 낳을 만큼 피와 땀과 눈물을 흘린 앞선 세대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했고, 세계 열세 번째의 경제대국을 이룩했다. 서양이 200~300년의 세월을 공들여 이룩한 것을 우리는 두 세대 만에 압축성장으로 금자탑을 이룬 것이다. 오늘의 영광은 역대 국가 지도자들의 올바른 선택과 결단, 그리고 근면하고 교육열 높은 국민들의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반만년 유구한 역사 속에서 조상의 무능 보다는 장점을 찾는 거시적인 역사의식을 가져야 한다. 장점은 자신감을 키워주고 패배주의를 없애준다. 따라서 건국6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에서 ‘현대사 박물관’을 짓겠다는 발상 자체는 환영할 일이다.

    최근 고유가·고물가·저성장 등 국내의 경제위기 국면에 더하여 나온 한·미 쇠고기 파동, 금강산 피격 사건, 독도 문제, 아세안안보포럼(ARF) 성명 파동 등은 외교전쟁의 도전에 실효적으로 응전해야하는 우리의 비장한 결의와 각오를 갖게 한다.

    우리는 작금의 대내외적인 난관을 극복하고 통일된 선진한국을 미래 세대에게 물려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대통령이 국정운영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여 건국 60주년을 계기로 성공역사를 다시 쓰는 정부를 재출발시켜야 한다. 취임 6개월간의 파행과 질곡을 떨쳐버리고 미래로, 세계로 향한 ‘한국호’에 재시동을 걸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법통(法統)을 부인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주의를 짓밟는 자들을 제외한 모든 사람에게 건국 60주년을 기념하는 대사면(大赦免)을 단행해 온 나라가 흥에 겨워 재출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사(人事)가 지역과 정파를 분열시키지 않고 하나로 합치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이 대통령은 대선, 총선의 부채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역대 정권에서 관례가 된 낙하산 인사는 결국 그 정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현재 공모가 진행 중인 농촌공사 사장에는 홍문표, 마사회장에는 김광원 전 의원이 경합 중이라는 보도가 있다. ‘공기업 선진화’를 무색하게 하는 전문성 없는 인사들이 더 이상 공기업 책임자로 임명되어서는 안된다. 공기업 선진화가 사유화로 얼룩지면 그 부담은 이 대통령 자신에게 부메랑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지난 8월 8일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을 슬로건으로 중국 ‘100년의 꿈’인 베이징 올림픽이 성황리에 개막되었다. 중국 4000년 역사에 가장 성군으로 추앙받는 임금이 바로 당나라의 태종이다. 당태종(唐太宗)은 제위에 오르자마자 부황인 당고조(唐高祖)가 건국과 함께 제후왕으로 봉한 수십 명의 아버지 형제들과 친인척들을 “공이 없는 자는 우대해서는 안 된다”며 그 공적을 재심사 했고, 무공자(無功者)는 모두 제후왕에서 공(公)으로 강등시켰다.

    뿐만 아니라 당태종이 왕권쟁취를 위해 경쟁하던 시절 옛 부하들의 관위(官位:벼슬의 지위)가 형인 건성이나 동생인 원길의 부하였던 자들보다 낮은 수가 있었다. 당연히 “오랫동안 섬겨온 상전이 제위에 올랐는데 이럴 수가 있는가” 라는 옛부하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에 대해 당태종은 “군왕은 지공무사(至公無私:지극히 공평하고 사사로움이 없음)해야만 천하의 민심을 얻을 수 있다. 능력이야말로 관리를 등용하는 기초가 되어야 하며, 군주와 신하의 신구(新舊) 인연이 관직의 상하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 번 음미해볼만한 대목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