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임 후 4개월여만에 세번째 만남을 가진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말 그대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나타내면서 한층 강화된 양국간 신뢰를 과시했다. 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만나자마자 오랜 친구를 만난 듯 서로 끌어안으며 우애감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약속이나 한 듯 푸른색 넥타이를 매 눈길을 끌었다. 10여분간 공식 환영행사를 가진 뒤 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위해 본관 집현실로 이동했다.두 정상은 본관 2층 집현실로 향하면서 1층과 2층 계단 사이 벽에 걸린 한반도 지도를 보면서 최근 미 지명위원회(BGN) 표기 변경으로 논란이 된 독도문제를 언급했다.

    이 대통령이 한반도 지도 앞에서 독도를 가리키며 "이것이 독도입니다(This is Tokdo)"라고 하자 부시 대통령은 "나도 압니다(I know. Is that?)"라고 말하며 이 대통령 어깨를 감싸고 환하게 웃었다고 배석한 인사는 전했다. 이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부시 대통령에게 (표기문제를) 바로 잡아준 것에 대해 고맙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정상회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서울시청 앞 광장에 많은 사람이 모여 부시 대통령을 환영하고 한미관계 발전을 (기대했다)…. 뒷전에서 반대하는 사람도 있지만 숫자는 제한적이었다"고 소개했다. 부시 대통령 일행은 이 대통령의 '뼈있는' 농담에 큰 웃음으로 답했다. 또 "공식적, 개인적으로 한미관계가 돈독하게 돼가고 있어 자랑스럽다"며 "며칠 전에 비가 왔는데 오늘은 날씨가 너무 좋다"고 기대를 표했다. 이에 부시 대통령은 "다시 한 번 만나게 돼 대단히 기쁘다. 우리는 아주 중요한 관계며 세번째 만나면서 관계가 더 돈독히 됐다"고 화답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솔직함, 정직함, 한국민에 대한 깊은 사랑에 감동받았다"고 인사했다.

    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오전 11시 3분경 공동기자회견장인 녹지원에 나란히 도착했다. 이 대통령에 이어 차에서 내린 부시 대통령은 함께 나란히 걸어 입장했으며, 이 대통령은 내외신 기자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여유를 보였다. 양 정상은 서로 단상에 먼저 오르길 청하는 등 계속 밝은 표정을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부시 대통령 내외의 방한을 환영하며 "다음에는 좀 더 자유롭고 여유있게 한국을 방문하길 기대한다"며 퇴임 후에도 지속적인 신뢰를 보낼 것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내 친구 부시에게 '언제든지 다시 한국을 방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마무리했고 부시 대통령은 "고맙다(Thank you)"며 이 대통령을 향해 눈인사를 던졌다.

    이 대통령에 이어 모두발언에 나선 부시 대통령은 발언 도중 10여회 이 대통령을 쳐다보고 눈을 맞추며 대화하듯 정상회담 내용을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금강산 여성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을 언급하며 "처음 그 사건을 알았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한국 국민이 어떻게 느꼈을 지에 대해 이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유감을 표명했다.

    약 30분간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양 정상은 악수를 나눈 뒤 이 대통령은 키가 큰 부시 대통령의 허리를, 부시 대통령은 이 대통령 어깨 부분을 감싸안거나 두드리며 친근감을 나타냈다. 양 정상은 서로의 어깨를 붙잡은 채 담소를 나누며 회견장을 퇴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