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차기 원내대표로 홍준표 의원이 사실상 확정되며 7월 당권 구도가 새국면을 맞이했다. 주류 중진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박희태 대표' 대세론이 더욱 힘을 받게 된 것.

    19일 '안상수 대표- 정의화 원내대표'안에 거론되던 정의화 의원이 "당 화합을 위해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원내 지도부는 앞서 18일 동반 출마를 선언했던 홍준표 원내대표-임태희 정책위 의장 체제로 사실상 확정됐다. 그동안 '박희태 대표- 홍준표 원내대표' 대세론 속에 '안상수 대표-정의화 원내대표'안이 맞붙은 형국에서 '박희태안'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친이계 중심 축의 하나인 이재오 의원이 칩거에서 돌아오면서 불었던 '안상수 안'은 더 거론되긴 힘들어 보인다. 소장파와 이 의원의 지원을 받았던 '안상수안'은 이 의원이 MBC와의 인터뷰에서 "차기 당대표는 수도권에서 나와야 한다"며 힘을 실어주기도 했지만 원내대표에 수도권의 홍 의원이 확정된 이상 지역안배 차원에서 채택될 가능성은 낮아진 것.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직접 당권에 도전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하지만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의 측근은 이 의원이 당권경쟁에 직·간접적으로 나설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같은 날 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의원은 미국으로 가겠다고 분명히 밝혔는데도 이 의원을 둘러싸고 당권경쟁이니 하는 사실이 아닌 말들이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박희태 대표'를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수도권 출신인 안 원내대표가 당권 도전을 포기하고 국회의장직에 올인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영남권 5선인 김형오 의원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이 국회의장직 도전을 고수할 경우 '박희태 대표'로 확정되겠지만 당내서 원내인사가 대표가 돼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질 경우 김 의원이 당권도전으로 급선회해 박 의원과 한판 붙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박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원내가 아니라 여야국정 주도권을 잡는 데 부적격'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 "원내가 됐으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내가 원외가 된 것이 어디 국민 심판을 받아서 원외가 된 것이냐"며 자신을 향한 반박 기류에 항변했다.

    한편,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이 의원은 18일 회동을 갖고 자신들을 둘러싼 '당권 경쟁' 논란을 불식시키려는 제스처를 취해 눈길을 끌었다. '박희태안'과 '안상수안'이 맞붙은 배경으로 언론이 친이계의 양대축인 이 부의장과 이 의원을 지목한 데 대해 이 부의장은 "이 의원과 나는 인간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갈등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