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문화·예술계 최측근인 방송·연극인 유인촌씨는 18일 자신이 문화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 "국가를 위해 일할 기회가 생긴다면 열심히 할 것"이라고 밝혀 장관직 수락의사를 내비쳤다. 유씨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회문화분과위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인수위 취임준비위원장인 박범훈 중앙대 총장과 문화부 차관을 지낸 유진룡 을지대 교수, 정병국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 등과 함께 새 정부 첫 문화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유인촌 "문화부 장관, 기회되면 열심히 하겠다"

    유씨는 이날 오후 mbn '정운갑의 Q&A'에 출연해 "내가 서울문화재단을 맡으면서 사실상 현업에서 떠나게 됐는데, 일이 주어진다면 맡아서 잘해 볼 의향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내가 이 당선자를 오랫동안 옆에서 모셔서인지는 몰라도 내가 제일 먼저 (문화부 장관 후보로)자꾸 이름이 거론되고 하지만, 이 당선자는 가깝다고 해서 봐주거나 또 친하니까 인정적으로 무엇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면서도 '가깝다고 물망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문화·예술계에 폭넓은 이해를 갖고 있어서 그런 것 아니냐'는 질문엔 수긍하면서 장관직에 의욕을 보였다.

    "이명박은 정주영 때문에 만나" 
    "드라마서 이명박 역할 맡으며 더 친해져"


    유씨는 고 정주영 회장이 자신이 출연한 '전원일기'를 애청 해 그 인연으로 이 당선자를 알게 됐다며, 이 당선자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에서 자신이 이 당선자의 역할을 맡으면서 더 친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 당선자와 85~86년부터 친분을 갖게 됐는데 그때 이 당선자는 현대건설 회장이었고 나는 단순한 연기자 입장으로 정주영 회장께서 내가 출연했던 전원일기를 즐겨보셨다. 정 회장께서 '지게를 짊어지고 꼴을 잔뜩 지게에 얹고 전원일기 뒷 배경으로 한번만 지나가는 것이 내 소원이다'고 말하신 것이 기억도 나는데 우리들하고 배구시합도 하고 어떤 때는 우리를 초청해서 식사도 같이 하고 하며 친분을 유지하게 됐다"면서 "87년부터 시작한  KBS '야망의 세월'이란 드라마에서 내가 이 당선자 역할을 하면서부터 구체적으로 알게 되고 친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노 정권 문화·예술, 순수성 잃어"… 새정부 문화·예술계 진보 인사들 '물갈이' 전망
    "문화·예술정책 순수성 회복과 정부 불간섭 필요"


    새 정부의 문화·예술 정책 방향에 대해 유씨는 지난 노무현 대통령 5년 정권은 문화와 예술이 이념에 호도돼 그 순수성을 잃고 또 너무 많은 간섭을 받았다고 비판하면서, 문화예술의 순수성 회복과 정부의 불간섭을 강조했다.

    그는 "새정부 문화·예술 정책은 문화와 예술이 가진 기본적 의미, 순수한 의미를 다시 찾는 작업이어야 한다"면서 "문화예술을 이념의 도구로 삼는다든지 선전·선동을 위한 목적으로 한다는 것은 이미 그 범주를 떠난 것이기 때문에 순수하게 문화를 통해 사람들이 소통하고 감동을 받을 수 있고 새로운 생각을 계속 생산해 낼수 있는 역할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씨는 지난 정권 동안 진보계 인사들의 문화계 장악에 대해서도 "사람이 바뀌면 같이 일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있다. 이번에는 사람이 정 반대로 바뀐 것"이라면서 "기존에 해 오던 분들이 해 오던 방향이나 정책과는 많은 충돌이 있을 수 밖에 없고 따라서 새로운 사람들이 새로운 정책으로 앞으로의 몇 년을 끌고 갈수 밖에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바뀔 것"이라고 말해 문화·예술계의 권력 대이동을 시사했다.

    아울러 유씨는 "그 동안에 (문화·예술계에 대해) '바르게 하자'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말자'는 얘기들은 말로는 많이 했는데 실제 그런 경우가 거의 없었다"며 정부의 간섭을 지적하면서 "그러나 이 당선자는 그런 부분을 확실히 하는 분이다. 이제는 문화·예술계에 있는 사람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새 정부의 문화·예술 정책에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