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갑자기 이회창 전 대통령 선거 후보가 이번 대선에 출마할 것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오고 있다. 그 어떤 명분을 내세워도 이회창이 현 단계에서 출마를 선언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정권교체의 가능성만 낮추기 때문이다. 그러나 왜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에 대해서는 이명박 캠프에서 심각하게 검토하고 제대로 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회창이 갑자기 부상한 저변에는 이명박에 대한 불만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 불만은 이명박 후보가 보수우파의 가치를 제대로 대변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조갑제 기자가 이 문제를 강력하게 제기하였다. 특히 노무현의 평양방문과 평양선언이 대한민국의 주권을 농락하는 것이며 특히 그 이후 노무현은 반대한민국적 발언을 서슴치않고 계속하고 있음에도 이명박 후보는 그에 대해 분명하게 공격하지 못했다. 이에 대한 불만과 우려가 보수층을 움직이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고 이것이 이회창이 움직일 명분과 공간을 제공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이명박의 이념적 성향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가 이번 대선을 ‘보수우파 대 친북좌파’의 대결로 규정하였을 때 그가 이번 대선의 의미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았다. 또한 한국에서 기업 회장을 지낸 분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깊이 체득하고 또 신봉하고 있지 않다고 볼 증거도 없다. 그러나 비록 선거전략상 보수연합을 결성하고 유지하기 위한 필요성에서라고 보지만 애써 보수주의적 가치를 외면하고 오히려 친북적 또는 진보적 가치만 부각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옳지도 않고 또 그 때문에 애국보수주의자들이 방황하게 된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계속해서 선거전략에만 집착하는 것을 옳지 않다. 이제 노선을 분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기존의 지지층 확대를 유지하면서도 보수층에게 확신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보수층을 대표하는 인물을 선거캠프에 영입하고 대선 후에도 일정한 역할을 맡기는 것이 좋을 듯하다. 보수층을 대변할 위치에 있는 인물을 영입함으로써 이명박 후보가 가지고 있는 저간의 우려를 털어내고 대동단결의 기회를 만들고 또 이회창의 출마명분을 제거할 수 있다. 그런 인물로서 현 단계에서 이동복 선생만한 인물이 없다고 생각한다. 항상 보수적 가치를 명백하게 대변하고 있었고 또 전문적 지식도 해박한 만큼 이 분보다 더 훌륭한 자격을 갖춘 인물을 찾기 힘들 것 같다. 생각하면 이 분에게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기고 또 대선 후에는 국무총리 자리를 맡겨도 좋을 것 같다. 그렇게 한다면 이미 이명박이 외연을 확대한 가운데 보수층을 가운데 둘 수 있다고 본다.

    이명박 캠프에서 보수연대확대나 외연확대에만 집착하는 가운데 정작 이번 대선의 의미인 보수우파를 대표하는 세력이 정권교체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대명제를 소홀히 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이번 이회창 출마 소동은 바로 이 약점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이명박 캠프에서는 이 문제를 심각히 검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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