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밤 SBS로 생중계된 세 번째 한나라당 대선후보 TV합동토론회는 지난 9일 TV토론에서 있었던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공방전’의 연장전이었다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의 ‘2002년 탈당 전력’을, 박 전 대표는 이 전 시장의 ‘서울시 부채 감축 논란’을 집중 공격했다. 특히 박 전 대표가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운하 건설에 적극적이었다는 이 전 시장의 주장을 재반박하면서 ‘경부운하 공방전’이 재연됐다.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의 탈당 전력을 거론한 뒤 “뜻이 맞지 않으면 나가고 하는 것 염려된다”며 한나라당과 동일시되는 박 전 대표의 이미지를 공격했다. 박 전 대표는 이 전 시장 재임시절 서울시 부채가 오히려 늘었다며 ‘최고경영자 이미지’를 공략하며 맞섰다.

    사안마다 부딪치는 두 후보지만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대해서는 “기왕에 결정된 것이기에 반대보다는 노무현 대통령이 잘하고 오라고 격려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이 전 시장),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회담이라면 언제든지 환영한다. 언제 어디서 하느냐보다 어떤 결과를 내느냐가 중요하다”(박 전 대표)로 의견차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이 전 시장의 불참 시사로 16일로 예정됐던 TV토론회의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이날 토론이 마지막 TV토론이 될 수도 있었지만 상호토론보다는 후보들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시간이 더 많아 긴장감과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토론 내용도 지난 9일 TV토론에서 쟁점이 됐던 사안들이 대부분이었다.

    ◇ 장면 1 = ‘박정희 운하 검토 논란’ 박 전 대표의 ‘대운하’ 비판에 이 전 시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 때도 검토했다며 박 전 대표의 운하 비판에 응수한다. 지난 9일 YTN 주최 토론회에서 이 전 시장은 당시 자료까지 제시하며 박 전 대표를 압박했다. 이날 박 전 대표는 상대 후보의 ‘공약검증’ 상호토론 첫 질문부터 이 전 시장이 잘못된 주장을 하고 있다며 이 전 시장을 코너로 몰았다.

    “당시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각료 한 분에게 확인한 결과 아버지는 당시 산업기지개발공사 사장에게 강원도의 석탄과 목재를 운반할 수단으로 한강수로 이용을 알아보라고 했으나 조사결과 타당성이 없어 폐기처분했다. 차라리 고속도로가 낫지 않겠느냐 했다고 한다. 운하는 서울~영월간 수로를 알아보라 했지만 이는 이 전 시장의 운하와는 전혀 다르다. 이 전 시장은 아버지가 (운하를)지시했다는 것을 누구에게 언제 들었나”

    “이 문제는 사실 중요한 문제는 아니지만… 박 전 대통령은 경부 고속도로를 만들면서 그 위에 전국적으로 4대강을 개발하는 용역을 주며 70년 8월에 운하 검토 지시를 했다. 장관에게 물어볼 것 없이 정부 문서에 기록상으로 남아있다. (70년)8월달 주요일간지에 대서특필 돼 있다”

    “그러니까 지시한 것으로 유일하게 드러난 것이 서울~영월간이고 그 이후에는 들어본 적이 없다. 그 당시 각료 아무도 모르는데 왜 자꾸 그렇게 말하는지 이해가 안간다. 이 얘기를 어떤 분에게 들었는가”

    ◇ 장면 2 = ‘이명박 서울시 부채 감소 논란’ 이 전 시장이 재임시절 서울시 부채를 3조원 줄였다고 밝혔지만 박 전 대표는 오히려 부채가 5조5000억원이 늘었다며 이 전 시장이 ‘거짓말’을 한다고 비판한다. 박 전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도 후보 간 상호토론 첫 질문으로 이 문제를 꺼냈고 이 전 시장은 이날 역시 박 전 대표가 잘 못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서울시 부채를 3조원 줄였다고 하는데 실제 5조5000억원이 늘었다. 자산이 늘어 부채는 아니라고 하는데 세상에 그런 회계가 어디 있느냐. SH공사도 분양이 잘 안됐다면 서울시민의 부담이고 갚을 때까지는 (서울시의)부채다. (내게)자꾸 기업을 안 해봐서 모른다고 하는데 어떤 기업이 이런 식으로 회계를 하느냐”

    “설명하기가 참 딱하다. 야당 시장이라 정부와 사이가 안 좋았다. 그러나 행정자치부가 서울시가 예산을 절감한 그 시스템을 전국 16개 시도에 채택하라는 공문을 돌렸다. 박 전 대표가 분식회계라고 주장해서 거기에 대해 설명하는 글이 서울시 공식 홈페이지에 떠 있다”

    “어쨌든 지하철 부채는 부채인데 SH공사의 부채가 왜 부채가 아닌지 의문이 남는다”

    ◇ 장면 3 = ‘박근혜 탈당 전력 논란’ 이 전 시장은 지난 토론회에 이어 이번에도 박 전 대표의 탈당 전력을 꺼내며 공격 수위를 한층 높였다. 이 전 시장은 “대선이 9개월 남았는데 다시 새겨볼 문제”라고 했으며 박 전 대표는 “당시 내가 주장했던 것을 다 받아들였기 때문에 오히려 (한나라당에) 기여했으며 12월 대선에 참여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고 반격했다.

    “박 전 대표는 2002년 이회창 후보가 두 번째 (대선에) 도전하는 중대한 시기에 의견이 맞지 않다며 탈당했다. (한나라당을) 나가서 당을 만들고 18명과 함께 지방선거 유세를 다녔으며 (지방선거에) 실패한 이후 (당시 대선에 출마한) 이인제 의원 등 몇 사람에게 뜻이 같으면 함께 갈 수 있다고 했다. 뜻이 맞지 않으면 나가고 하는 것 염려된다”

    “이인제 의원 등에게 그런 이야기를 한 기억이 없다. 그때 어떤 후보들과 힘을 합한 적 전혀 없고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도 않다. 이런 질문은 의외다. 내가 한나라당 안에서 이야기한 것이 옳았기 때문에 (당시 당 지도부가) 다 받아들였다. 오히려 (당 개혁에) 기여했으며 12월 대선에 참여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중요한 것은 (당과) 의견이 맞지 않아 탈당했다는 것이다. (대선이) 9개월 남아 있는데 다시 새겨볼 문제다. 한나라당 지지율을 7%에서 50%로 올렸다는 것 인정하지만 그 모든 것을 혼자 다 했다고 과장하는 것 옳지 않다. 한나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도 한몫했다”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지 어떻게 혼자 모든 것을 다 하겠느냐. 당원들이 전폭적으로 힘을 합쳤다. 혼자 했다고는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렇게 이야기한 적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