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나절만 손 놓고 있으면 누가 적인지도 구분 못할 걸…”

    시시각각 변하는 범여권의 대통합 추진 상황을 지켜보는 범여권 관계자의 말이다. 급기야는 내달 5일로 예정된 범여권 제3지대 신당, 이른바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이하 신당)의 중앙당 창당대회의 성사 자체도 ‘반신반의’하는 관측들도 나온다. 신당의 지분 논의 문제와 정치적 환경의 변화 문제 등 내·외적인 변수가 아직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 그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범여권의 대통합 추진 작업이 복잡다기한 양상을 띠면서 정치권 관계자들도 머리가 아픈데 일반 국민들이야 오죽하겠느냐는 것이다. 

    그야말로 범여권의 대통합이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할 양상이 다분한데 이도 모자라 지분을 놓고 싸움하는 양상으로 자꾸 비쳐지니 대통합 성사도 문제지만 그 이후가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는 게 범여권 관계자들의 시선이다.

    ‘새정치’를 앞세워 시민사회진영과 1:1로 참여해 신당의 윤곽을 띄웠지만 ‘도로열린당’ ‘그 나물의 그 밥’이라는 식의 비난이 거센 상황인 데다 박상천 중도통합민주당 공동대표의 합류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양대 리그'의 경선이 치러질 경우 범여권 경선의 흥행이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온통 불안감 투성이다.

    이같은 우려를 반영한 듯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 절반 이상이 탈당-합당-창당을 반복하는 범여권의 통합 과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6.5%가 ‘범여권 통합과정을 잘 파악하지 못한다’고 답했으며, ‘뉴스를 통해 잘 파악하고 있다’는 대답은 32.0%에 그쳤다.(이 조사는 지난 24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95% 신뢰수준에 ±4.4%P) 이미 각 정파간 이합집산을 몇차례 반복해 오며 해당 의원 조차 자신의 소속 정당을 헷갈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이는 예견됐던 결과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신당 내부에선 정치권과 시민사회진영이 시도당위원장 인선 문제를 놓고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열렸던 신당 창당준비위 첫 중앙위원 회의에선 300명으로 결정됐던 중앙위원 수를 4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이낙연 의원은 “여러 그룹의 대연합으로 이뤄지는 창당”이라면서 “여러 그룹의 수요가 많아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당무 집행의 최고의결기관인 중앙위원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정파간 첨예한 이해대립이 불가피한 터라 향후 조정이 쉽지 않을 것임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아울러 중앙위의 권한을 위임할 수 있는 상임중앙위원 인선도 정치권과 시민사회진영간 이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아 다음으로 미뤄지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가깝게는 대선 후보 경선을, 멀게는 18대 총선 공천에 영향력을 쥐고 있는 핵심 자리인 각 시도당위원장 자리를 놓고서도 각 정파간에 한치 양보없는 모습을 내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