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정래 작가는 민족주의에 얍삽하게 기대지 말고 글로써 물었으니 논리적으로 글로써 반박하라"

    서울대 이영훈 경제학과 교수는 대하소설 '아리랑' 작가 조정래씨가 자신의 비판글에 반박한 것과 관련, 뉴데일리에 입장을 밝혔다.

    좌파 민족주의 소설가로 알려진 조씨는 13일 서울 동국대에서 열린 특강에서 자신의 소설 '아리랑'을 '광기와 허구의 소설'이라고 이 교수가 비판했던 것에 대해 "이 교수는 일본인보다 더 일본인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고 말한 뒤 "작가는 진실만을 말한다. 난 근거 없는 건 절대 쓰지 않는다"고 이 교수를 '친일파'로 몰아세우며 감정적인 반박을 했다. 이에 이 교수는 14일 "민족주의에 기대 얍삽하게 대응하지 말고 논리적으로 글로써 반박하라"고 조씨의 반박에 응수했다. 

    "1500여년 전 벽골제가 19세기까지 지속됐을 것이라 생각하느냐"


    논란이 됐던 '아리랑'의 주무대인 김제평야의 불모지 여부에 대해 조씨가 "백과사전과 교과서에 대규모 저수지였던 사적 11호 벽골제는 1500여년 전에 있었다고 기록돼 있다"고 항변한 것과 관련, 이 교수는 "조씨는 우리나라 저수지사를 전혀 모르고 있다. 1500여년 전 벽골제가 19세기까지 지속됐을 것이라 생각하느냐"고 반문한 뒤 "우리나라는 경사도가 심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저수지를 보수해야 한다. 저수지를 유지하는 일에는 수 많은 인력이 동원되기 때문에 국가가 이를 유지할 능력 여부가 관건이 된다. 여러 번 복구의 반복을 거쳤지만 19세기에 이르러서는 전국의 대부분 저수지가 황폐화 됐다"고 설명했다.

    위안부 발언 관련,"그런 말 한적 없다"

    이어 그는 조씨가 "이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상업적 목적에 따라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발언을 해 할머니들에게 크게 혼나고 교수도 못할 뻔했다"고 자신을 비난한 것에 대해서는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얍삽하게 민족주의에 기대지 말고 글로 물었으니 글로써 반박하라"고 충고했다.

    한편, 이 교수는 지난달 뉴라이트재단의 기관지격인 계간지 '시대정신' 여름호를 통해 "'아리랑'은 분노와 증오의 광기 서린 소설"이라고 규정하며 "아리랑이 엮어내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가 그에 상응하는 연대기 상의 사건과의 관련에서 어떻게 어긋나고 얼마나 비틀려 있는지를 일일이 따지기에는 허락된 지면이 너무나 협소하다. '아리랑'에는 사실의 근거가 없다. 그래서 일종의 광기"라고 비판했었다.

    이 교수는 '아리랑' 비판글에서 ▲경찰서장이 사람을 재판 없이 즉결 처형할 수 있는 ‘조선경찰령’ 법령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아오지마 섬의 대학살 기록은 전혀 없고 사실도 아니다. 또한 ▲아리랑의 주무대로 비옥한 토지로 묘사되는 김제평야는 원래 불모지였고 1930년대를 전후하여 일제가 개간 수로사업 등으로 비옥한 농토로 바꾸었지 '아리랑'에서 처럼 빼앗기고 수탈당해 농민들이 쫓겨나지 않았다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