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검증 논란 이후 주춤거렸던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지지율이 검증 공방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인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 한사연)가 16일 문화일보를 통해 발표한 자료에서 이 전 시장은 '747비전' 제시, 출판기념회를 통한 세 과시 등의 활발한 행보에 힘입어 검증 공방 이후 당시 떠났던 유권자들의 '표심'을 다시 불러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사연 조사 결과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은 48.0%로 지난 조사에서 나타났던 44.2%에 비해 3.8%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검증 공방이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달 15일 조사에서 기록한 48.2%에 가까워진 수치다. '근혜노믹스' 발표, 토론회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역시 지난 조사 때의 22.1%에서 2.7%포인트 상승한 24.8%를 기록해 2위를 유지했다. 경선룰 협상과정에 불만을 품고 산사에 칩거중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지난 조사보다 2.2%포인트 상승한 5.9%를 기록했다.

    빅 3의 지지율이 대체적으로 상승한 반면 범 여권 후보들은 지리멸렬한 지지율 속에서도 하락세를 보였다. 정동영 전 열린당 의장이 지난 조사보다 0.2%포인트 하락해 3.1%를 기록해 4위에 올랐고,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1.5%, 김근태 전 의장이 1.2% 등 3%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지율을 보여줬다. 최근 정치권의 러브콜에 화답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0.2%를 기록했다.

    이 조사에서는 부동층이 지난 조사(18.2%)보다 6.3%포인트 줄어든 11.9%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을 KSOI는 "이 전 시장 지지층이 검증과정에서 이탈해 부동층에 남아있다가 검증국면이 일단락 된 뒤 대안을 찾지 못하고 돌아온 것"으로 분석했다.

    '지지와 관계없이 누가 당선 될 것으로 보는가'란 '당선 가능성' 조사에서도 이 전 시장이 60.7%를 기록해 박 전 대표(15.1%)와 손 전 지사(1.5%)에 비해 압도적으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범여권 후보적합도에선 정 전 의장이 14.9%로 1위를 유지했고, 열린당으로 복귀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9.3%), 평양에 갔다 온 이해찬 전 총리(7.2%) 등 친노 성향 주자들이 부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전 총장은 후보인지도는 상승했지만 '인지호감도'가 37.2%에 불과해 정치권에서의 높은 관심과 달리 대중교감도에선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후보 개인에 대한 문제에 더 민감

    '도덕성 자질검증과정에서 문제점이 확인되면 지지후보를 바꾸겠는가'란 질문에 '바꾸겠다'는 응답이 59.8%로 '바꾸지 않겠다'(35.0%)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면 '대선 전 북미수교, 남북 정상회담 등 한반도 상황 급변시 대선후보 선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에는 '그래도 바꾸지 않을 것 같다'(53.4%)는 응답이 '지지후보와 정당을 바꾸지 않겠다'는 응답(41.2%)에 비해 많았다. 

    이에 대해 KSOI는 "도덕성 등 후보와 관련한 돌발변수가 등장하면 과거 대선과 마찬가지로 대선 판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는 응답자들이 남북 정상회담 등 대북 문제보다는 후보 개인에 대한 문제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사는 15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오차한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