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신년초 대권행보를 '내실 다지기'에 맞췄다. 3일 신년 인사회에 의원 46명과 지지자 2000명이 참석하며 막강한 세과시를 한 박 전 대표는 4일부터 각 지역 시·도당의 신년 인사회에 참석하며 '당심'(黨心)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내실부터 확실히 다지고 지지층을 넗혀 가자는 판단을 한 것으로 읽힌다. 이는 멀찌감치 앞서가던 당심에서도 라이벌인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이 맹추격을 한데 대한 대응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또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며 당내 박 전 대표의 지지층이 일부 동요하고 있다는 지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일단 '집토끼'부터 확실히 챙기겠다는 심산이다. 박 전 대표가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당심마저 이 전 시장에게 쏠릴 경우 박 전 대표는 지금보다 더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과시'차원이란 평을 듣는 3일 신년 인사회는 이 전 시장에 대한 기선제압 차원으로 볼 수 있다.

    박 전 대표는 곧바로 4일 부터 지역 시·도당의 신년 인사회에 참석했다. 당원들이 모인 이날 신년 인사회에서 박 전 대표는 경선제도와 관련 "국민의 뜻을 많이 반영하는 게 좋겠다"는 이 전 시장의 발언을 받아쳤다. "현 규정은 9개월 동안 57차례의 회의와 공청회를 거치면서 당원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인데 몇몇 사람이 바꾸자고 해서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한나라당은)한두 사람이 좌지우지하는 정당이 아니다. 당원들에게 물어봐야지 몇몇이서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당원들이 당의 주체임을 강조하며 지지층 결속을 다진 것이다. 박 전 대표는 "당원들은 허수아비가 아니다"고도 했다. 한나라당은 이 전 시장의 약점 중 하나로 '이 전 시장의 당 기여도 부족'을 꼽는다. 대선후보 선출 방식을 두고 당심보다 민심을 강조하는 이 전 시장과 달리 박 전 대표는 상대적으로 당심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이 역시 박 전 대표의 당심공략 일환으로 읽힌다.

    박 전 대표는 6일에도 경기도당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다. 13일 경엔 강원도당을 찾을 계획이라고 한다. 박 전 대표 측은 대권행보의 초점을 당내 경선에 맞추고 박 전 대표의 장점을 살리는 데 주력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때문에 '경제'이미지가 강한 이 전 시장과 달리 박 전 대표는 '외교·안보'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신년 초 첫 내부 정책간담회도 외교·안보분야로 택했고 관련 자문그룹인사들도 공개하는 등 외교·안보 이미지를 쌓는데 주력했다. 자문그룹인사들은 처음 공개하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4일 이들과 첫 정책간담회를 갖고 '한미동맹'과 '대북정책'에 대한 포괄적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박 전 대표는 이제껏 강조해 온 "원칙에 충실한 외교"를 강조했으며 참석자들도 공감했다고 박 전 대표 측은 전했다.

    박 전 대표는 5일 외교·안보분야 자문그룹을 공개했다. 박 전 대표 측이 공개한 자문그룹인사들은 공로명 전 외교통상부 장관, 홍순영 전 외교통상부 및 통일부장관, 이상우 한림대 총장, 김재창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현 한미안보연구회 회장), 박승춘 전 국방부 국방정보본부장, 박용옥 전 국방부 차관, 송영대 전 통일부 장관, 이병호 전 주말레이시아 대사, 이재춘 전 주러시아 대사, 구본학 한림대 교수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