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정치권엔 '올드보이'(Old Boy)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올드보이는 이미 한 시대를 풍미하고 정치권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던 인물들을 말한다. 그 중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다. '정계복귀'는 이미 기정사실화 됐고 '대권도전설'도 들린다. 최근엔 차기 대선주자들의 대선행보 일환인 '강연정치'에도 합류해 이런 오해를 부풀렸다. 

    그러자 불법대선자금 수수혐의로 구속 기소된 뒤 2006년 8.15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서청원 전 대표도 정치행보를 시작해 이목을 끈다.

    서 전 대표는 이미 지난달 30일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만남에 가교 역할을 하면서 정계복귀의 신호탄을 쏴 올렸다. 서 전 대표가 한나라당의 특정 대선주자를 지원한다는 얘기가 정가에 흘러나온 지는 이미 오래다. 당의 7·11전당대회에서도 서 전 대표는 특정 후보를 지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중구에 개인사무실도 냈다.

    이처럼 수면 아래서 움직이던 서 전 대표가 이번엔 한나라당 토론회에 참석하게 돼 정계복귀설에 더 힘을 더 실렸다. 서 전 대표는 19일 한나라당 자강기구인 '참정치운동본부' 주최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한다. 이날 토론회 주제는 '한나라당, 왜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했나'다. 강재섭 대표도 참석할 계획이다.

    당을 새롭게 바꾸겠다고 시작한 참정치운동본부가 구 정치인의 이미지가 강한 서 전 대표를 토론회 발제자로 선택하자 당내에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참정치운동본부 공동본부장 권영세 의원은 이번 토론회의 최적임자가 서 전 대표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12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왜 우리가 졌는지, 무엇을 준비하지 못했는지에 대해 듣는 자리다. 그래서 당시 당의 제일 높은 자리에서 대선을 총괄했던 서 대표에게 직접 얘기를 듣는 게 의미가 있겠다고 판단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서 전 대표 측은 '정계복귀설'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그의 한 측근은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최근에 흘러나오는 '특정 대선주자를 민다'든지 '다시 정치를 하려고 사무실을 냈다'든지 하는 얘기는 사실과 다르다"며 "서 전 대표는 특정 대선주자를 지원할 생각이 없다. 한나라 '빅3' 주자 모두 서 전 대표와 인연이 있어서 특정인을 지원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에 낸 개인 사무실에 대해서도 "특별한 의미가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그는 "특정주자를 지원할 생각은 없지만 후보가 결정되고 나면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서 전 대표는 충청권 출신으로 당의 취약 지역인 충청권 표심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