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일보 9일자 사설 "지도자 편견 심하면 국민이 시달린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지도자의 편견에 더해 참여할 때와 하지 않아야 할 때를 가리지 못하는 정부의 실패를 지적하는 노교수의 쓴소리를 노무현 정권은 과연 질정의 고언으로 받아들일까.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교수는 "지도자의 편견이 심하면 시달리는 것은 국민뿐"이라고 안타까워하고 있다. 35년 교수직을 마감하고 내년 2월 정년 퇴임하는 김 교수 5∼7일 퇴임 기념 강연을 통해 국가지도자들의 가야 할 길에 대해 강도높게 충고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2002년 초대 중앙인사위원장, 또 노 정부 들어 2004년 열린우리당 공직후보 자격 심사위원장을 역임한 김 교수의 우정어린 설득임을 우리는 각별히 주목한다. 특히 지도자라면 보편성이 부족한 인식이나 주장을 버려야 한다는 김 교수의 지적을 국민 편가르기와 코드 인사, 경박한 언사로 점철해온 현 집권세력은 겸허히 새겨듣기 바란다.

    김 교수는 "정부는 낭비의 온상이고 비능률을 반복하며, 정작 해야 할 일보다 필요없는 일에 몰두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공공부문이 일대 혁신을 일으켜야 국민이 편안하게 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정부 각 부처의 과감한 통·폐합을 제안하기도 했다. 노 정부가 '일 잘하는 효율적인 정부'라는 미명으로 집착해온 '큰 정부의 미망'을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해온 우리는 김 교수의 지적에 공감하며 정부가 가야 할 길은 규제 위주가 아니라 서비스 위주여야 함을 거듭 강조한다. 김 교수 역시 "아무리 '참여'정부라고 하더라도 참여할 때와 안할 때를 가려야 한다"고 질책했다.

    김 교수는 "훌륭한 지도자가 탄생해 이 나라를 더 아르마운 나라로 이끌 날이 오리라고 희망한다"는 말로 퇴임 릴레이 강연을 마쳤다. 우리는 노 교수의 그 희망이 바로 국민의 희망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