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김두관 전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이 최근 여의도 모처에 사실상의 대선 캠프라고 할 사무실을 내고 본격적인 움직임에 들어갈 채비를 하고 있다. ‘신당이냐, 당 사수냐’를 놓고 당내 통합신당 추진파와 친노 진영이 극한 생존게임을 벌이는 상황과 맞물려 김 전 최고위원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 전 최고위원은 최근 과거 개혁당 당사에 있었던 여의도의 한 건물에 사실상의 대선캠프인 ‘민부정책연구원’을 꾸렸으며 19일에는 가까운 지인과 지지 당원 등을 초청, 개원식도 할 계획이다. 민부정책연구원은 ‘민부(民富)’란 말 그대로 ‘국민의 부(people wealth)', 특히 중산․서민층 등 지지층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책연구에 몰두한다는 방침이다. 김 전 최고위원은 민부정책연구원 이사장직을 맡았다. 

    개원식이 예정된 12월 19일은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날인만큼, 친노 진영에선 굉장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날이다. 실제로 노무현 대통령의 극렬지지자들이 만든 '국민참여1219'라는 조직도 있다. 

    이와 관련, 김 전 최고위원의 한 측근은 7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대선캠프로 보기보다는 정책연구소”라면서 “사회적 불안 요소인 양극화 문제를 비롯, 부동산 문제 등 중산․서민층 등 지지층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책연구 등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금의 열린당은 지지층의 이해를 대변하는 데 혼선을 빚지 않았느냐”면서 “빈부격차 심화 등에 따른 사회 불안 요소를 해결하는 실질적 민주주의 등의 개혁과제 추진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대 반민주’ 대결구도는 과거 얘기”라면서 “이제는 중산․서민층 등 지지층의 이해를 대변하는 개혁세력이냐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김 전 최고위원의 행보에 대해 정치권 안팎에서도 김 최고위원이 사실상 대선캠프를 꾸리고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5․31 지방선거 직전 정동영 전 의장을 향해 ‘당을 떠나라’고 직격탄을 날린 이후 ‘제 목소리 내기’가 쉽지 않았던 김 전 최고위원이 최근 ‘신당이냐, 당 사수냐’를 놓고 벌어지는 열린당 내 생존게임을 통해 본격적인 제목소리를 내면서 정치적 발판을 마련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실제 김 전 최고위원은 최근 당내 혼란 상황과 맞물려 잇따른 라디오 시사프로 출연을 통해 제 목소리를 내는 모습이다. 7일 오전에는 KBS 라디오 시사프로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 김근태 의장의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해 “비대위가 분란을 조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미 설문조사 문제로 홍역을 한번 치렀고 연기도 한번 했는데 당장 취소하는 게 맞다. 노무현 대통령한테는 정치에 손 떼라고 주장하면서 비대위는 정통성도 없으면서 정계개편에 몰두하고 특히 원내 의원들의 여론을 몰아간다”고 노골적인 불만을 피력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또 김 의장과 정 전 의장에 대해서는 “그 분들이 2년 전부터 (대선)후보 반열에 올라와 있었고 당을 이끌어 왔는데 리더십에 대해 국민들이 의문을 많이 가진 것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6일 저녁에는 CBS 라디오 시사프로에 출연, “적어도 통합신당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졌다면 명분과 내용을 채워 탈당해서 신당을 만들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내 통합신당파를 겨냥해 ‘당을 떠나라’고 촉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