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저 높고 청명한 하늘이, 또 평소 단색의 녹색 산에서 빨주노 알록달록 하모니를 이룬 산이, 사람의 마음을 설래게 하는 계절이다. 

    가로수의 노~란 은행잎에 눈이 한번 더 가고, 불붙는 빨간 단풍잎을 보면 절로 감탄이 터진다.
    가을이 왔구나.

    이렇게 아름답게 물든 잎들을 바라보다 스르르 떨어지는 나뭇잎 한잎 두잎을 보고 있을라치면 인생무상이랄까… 마음이 싸해진다.

    그러나 낙엽도 나무에게는 새로운 출발을 하기위한 준비인 것을.

    가을이 되면 나무는 월동 준비에 들어간다. 추운 겨울을 나기위하여 영양분 손실을 줄이려고 나뭇잎을 떨어뜨린다. 또 살아서 다음해를 맞이해야 하기 때문이다.

    원래 나무들은 제각각 여러 색깍을 가지고 있다. -엽록소(녹색), 크산토필(노란색), 카로틴(붉은색)등. 다만 광합성을 하는 엽록소 때문에 녹색으로 보이다가 가을이 되어 온도가 떨어지면서 엽록소들이 파괴되면, 슬슬 남아있는 색소로 자신의 색깔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짧은 계절.. ‘순환의 원리’에 따라 변하는 이 순간을 감상할 뿐이다.

    따뜻한 제주에서 30여년을 넘게 살아온 나는 겨울에도 푸른 나무가 덮힌 기생화산을 보며 자랐다. 상록수(常綠樹)는 말 그대로 사시사철 항상 파란 것으로 알고 있었다.

    업(業)을 따라 춘천 산림청에서 근무하게 되면서 ‘소나무 재선충’의 심각성을 알게 되었고 얼마전 충격인 광경을 보았다.
    ‘헉, 왜 소나무들이 이렇게 다 병들어가나..재선충병이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퍼질 줄이야’

    알고 보니 모든 나무는 낙엽으로 오래된 잎을 떨군다고 한다. 단지 나무의 수종에 따라서 봄에 낙엽이 지는 나무도 있고 낙엽이 발생하는 정도도 다른 것이다. 

    단풍(丹楓)이란 말은 기후 변화로 식물의 잎이 붉은빛이나 누런빛으로 변하는 현상으로 상록수에서도 단풍현상은 나타나며 단풍‘나무’는 단풍나무과에 속하는 나무를 지칭한 표현이다.

    또 하나의 나의 무지..나는 녹색의 뾰족한 잎이 달린 나무는 모두 소나무로 알고 있었다. 내가 소나무 재선충병으로 착각한 나무들도 5엽수인 잣나무였다.(소나무는 2엽수이다.)

    그냥 지나쳐온 산과 나무를 하나씩 알아가면서 다시금 공감 한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中 유홍준)

    그래.. 많은 사랑을 쏟아야 겠다. 나무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