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1일 밤 KBS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회견을 갖고 ‘바다이야기’로 빚어진 일련의 사태에 대해 사과를 한바 있다.

    정작 노 대통령은 사과를 했었으나, 경제를 포함한 다른 분야에서는 잘못한 일이 없다는 듯 한 뉘앙스가 있는 말을 많이 했다고 언론은 평한다.

    ‘바다이야기’ 부분에서는 ‘책임소재 규명하여 국민에게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니 수사결과에 주목해볼 수밖에 없다.

    노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매우 특이한 말을 했다. 그것은 ‘경제와 민생을 분리해서 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거시지표도 좋고 주가도 자신 임기 중에 2배나 올랐다고 말했다. IMF이후 비정규직과 영세업자가 대폭 증가한 것을 보면 경제는 좋아진다는 의미인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의 현실 인식은 한마디로 지극히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지금 ‘한국 경제의 봄날은 이미 갔다’고 혹평하는 외국인들도 많다. 경제는 정상적으로 좋은데, 민초들의 삶은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해괴한 경제논리는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경제지표가 언론을 통해 ‘저성장’이라고 발표하고 있는데, 대통령은 경제가 좋다고 말하고, 국민들의 삶은 나빠질 수도 있다고 하니 이 말을 듣는 국민들은 대통령의 수사(rhetoric)에 또 한 번 어리둥절할 뿐이다. 지금이 이말 저말로 국민들의 고통을 다독거릴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난 옛 시인의 노래다.

    ‘국가비전 2030’이라는 이상한 요술방망이 같은 우화를 내어 놓고 그것도 청사진이라고 즐거워하는 모습에서 한없는 절망과 슬픔과 좌절을 맛보는 것이 국민의 진정한 속마음이다.

    사회복지 서비스분야로 고용을 창출하겠다고 한다. 그 자원은 어디로부터 마련 할 것인가? 국민들로부터 세금을 거두어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말뜻이 아닐는지? 경제가 나빠지게 되면 세금은 누구한테 거두어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마법의 경제이론 같은 소리에 그저 속을 쓸어내릴 수밖에 없다.

    ‘국가비전 2030’의 내용을 훑어보면 한마디로 국부(國富)를 창출하는 근본적인 문제는 단 한군데서도 발견할 수 없고 오로지 사회복지에만 돈을 왕창 퍼붓는 ‘매직스토리’를 읽는 기분이다.

    저성장의 실물경제 현상을 꿰뚫어보아야 할 대통령의 경제관(經濟觀)이 어떻게 해서 ‘경제는 좋다’라고 표현해야 했을까…

    ‘경제는 좋아도 민생은 어려울 수 있다’는 노 대통령의 회견소감은 한마디로 ‘마법경제이론’같아서 뒷맛이 개운치가 않다.

    <객원 칼럼니스트의 칼럼은 뉴데일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