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와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의 지지율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나타나는 두 사람의 지지율은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는 상황.

    두 후보 모두 뚜렷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왜 유독 오 후보에 대한 지지율만 계속 상승세를 탈까. 이유는 서울에 거주하는 호남 원적자들이 오 후보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선호하는 정당은 열린당이지만 서울시장 후보로는 강 후보 보다는 오 후보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선일보와 광주일보가 함께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2일 실시한 5·31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 후보는 48.1%의 지지를 얻으며 강 후보(27.8%)와의 격차를 20.3%포인트로 더 벌려놨다.

    호남출신 서울시민, '정당은 열린당' '후보는 오세훈'
    '광주·전남서도 민주당이 열린당 크게 앞서'

    오 후보가 출마를 공식선언한 지난 4월 9일 조사(강금실 43.1%, 오세훈 41.3%)에선 강 후보가 앞섰으나 이후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선 오 후보가 강 후보를 앞서나갔고 그 격차는 점차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강금실-오세훈 두 후보간의 지지율 격차(20.3%)는 열린당-한나라당의 정당간 지지율 차이(17.6%)보다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원인은 호남 원적자들의 독특한 지지 행태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거주하는 호남 원적자들은 한나라당(20.3%)보다 열린당(33.4%)을 크게 선호하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지지는 오 후보(39.7%)가 강 후보(33.8%)를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현상은 광주·전남에서도 마찬가지. 광주·전남지역에서 열린당 후보들의 지지율은 소속 정당의 지지율보다 낮았다. 광주에서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30.8%)과 열린당(30.6%)이 비슷했지만 후보지지율에선 민주당 박광태 광주광역시장 후보가 열린당 예비후보들에 비해 월등히 앞섰다. 민주당 박 후보는 열린당 김재균 예비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 23.6%포인트 차이로 크게 앞섰고 열린당 조영택 예비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는 차이를 33.2%포인트로 벌렸다. 전남에서도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이 열린당 보다 21%포인트 앞선 반면 박준영 전남지사 후보의 지지율은 열린당 서범석 후보보다 40%포인트 가량 크게 앞섰다.

    지지후보 바꿀 수 있다는 응답도 40%가량
    열린당 지지층서 지지후보 변경 가능성 높아 한나라 우세 지속될듯

    이 같은 지지율이 투표일까지 지속될지는 아직 미지수. 이번 여론조사에서 '지지하는 후보가 앞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이 수도권 유권자의 40% 이상이어서 지금의 후보 지지구도가 계속 지속될 것이라 속단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에서는 '지지하는 후보가 앞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이 39.2%로 나타났고 경기는 45.5%, 인천은 43.7% 등이었다. 하지만 지지후보가 바뀌더라도 한나라당 광역단체장 후보가 앞서는 현 구도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응답한 유권자들의 성향이 열린당을 지지하는 계층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 성별로는 여성, 연령별로는 20~30대, 직업별로는 대학생 및 화이트칼라 층에서 지지후보를 바꿀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적극적 투표 의향층에선 열린-한나라 격차 더 크게 벌어져'

    현재 지지 후보를 바꿀수도 있다는 유권자가 열린당 강금실 후보 지지자에선 48.7%,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 지지자에서는 33.6%로 나타났고 경기도 역시 열린당 진대제 후보 지지자에서 50.8%인 반면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 지지자에선 40.6%로 조사됐다. 인천의 경우도 열린당 최기선 후보 지지자의 50.2%가 지지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고 답했고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 지지자의 경우 42.6%가 응답했다. 또 단순지지율이 아닌 '반드시 투표할 것'이란 적극적 투표 의향층에선 열린당과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서울은 오 후보가 강 후보에게 단순 지지도가 20%포인트 가량 앞선 반면 적극적 투표 의향층에선 30%포인트로 격차를 더 크게 벌렸다. 경기도 역시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가 단순지지도에선 열린당 진대제 후보를 16%포인트 앞섰지만 적극적 투표 의향층에선 23%포인트 차로 격차를 더 크게 벌여놓았고 인천도 단순지지율에서 30%포인트 앞선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가 적극적 투표 의향층에선 열린당 최기선 후보를 35%포인트 차로 더 크게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