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신인의 진출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매 선거때마다 거론되던 소위 '현역의원 프리미엄'이 이번 5.31 지방선거에서는 통하지 않는 양상이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후보경선대회만 남겨둔 한나라당은 경기지사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의원을 제외하고는 현역의원들이 모두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김문수 의원의 당선 뒤에도 현역의원인 김영선 전재희 의원의 탈락, 경선참여도 하지 못한 채 중도포기한 이규택 최고위원과 남경필 의원이 있다.

    지난 22일 경북지사 후보로 선출된 김관용 전 구미시장은 현역인 김광원 의원을 3위로 밀어내며 본선에 진출했다. 앞선 13일 대구시장 후보경선에서도 현역인 서상기 의원이 김범일 전 대구정무부시장(57.7%)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25.7% 득표에 그치며 후보자리를 내줘야했다. 경선선거인단의 낮은 투표참여율이 보여주듯이 현역의원들이 조직관리에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대부분 전략공천을 실시한 열린당의 경우는 더 비참(?)하다. 애초에 낮은 당 지지율 등을 이유로 본인이 출마를 고사하며 꺼린 탓도 있지만, 장관들이 대거 선거에 투입되면서 끼어들 틈도 사실 많지않았다. 열린당 소속 의원 가운데는 서울시장에 이계안 민병두 김영춘, 대전시장에 박병석 권선택 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광역단체장 후보로 거론됐었다. 그 밖에도 인천시장에 유필우, 경기지사에 김진표 원혜영, 강원지사에 이광재 의원 등도 물망에 올랐었다.

    그러나 서울시장 경우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영입에 지도부가 매달리면서 자연스레 교통정리, 현재 이계안 의원만 남아있는 상태다. 대전시 역시 염홍철 현 시장 전략공천으로 기울며 박 의원은 출마의 뜻을 일찌감치 접었으며, 권 의원은 전략공천에 반발 탈당했다.

    25일 예정된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에는 현역의원으로는 홍준표 의원이 유일하게 참여한다. 맹형규 전 의원은 출마선언과 함께 의원직을 사퇴하고 시장선거에 '올인'하고 있으며, 오세훈 전 의원은 불과 보름전 경선참여를 선언했다. 부산시장 경선(27일)은 서로 다른 현역끼리 맞붙는다. 3선의 권철현 의원과 재선을 노리는 허남식 현 부산시장이 한나라당 마지막 경선을 장식하게 된다. 현역 의원 프리미엄이 위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은 경선은 어떤 결과를 보여줄 지 관심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