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건 전 국무총리가 "현재 우리 사회의 위기는 정치시스템의 고장 때문"이라고 진단한 뒤 "그 시스템은 사람을 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 전 총리는 13일 자신의 싱크탱크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진 '미래와경제(Great Korea Forum)'  창립총회에 발기인 자격으로 참석, 마무리 발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공직과 민간인 사이를 왕복하며 대통령 탄핵, 경제위기 사회소요 등 여러 위기를 통한 경험에서 배운 것이 있다"며 "위기는 사회 시스템의 고장에서 온다"고 지적, 현 국가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고 전 총리는 이어 "편가르기식 정치공학은 위기를 키울 뿐"이라며 현재의 위기는 자신이 주장해온 '통합적 리더십으로만' 극복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우리가 진정으로 두려워해야할 것은 미래의 희망을 잃는 일"이라며 "미래와경제가 계속 희망을 키워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미래와경제는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창립총회에서 이세중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을 회장으로 선출하고, 김용정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박병윤 전 한국일보 사장 등 10명의 이사를 선임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전날 고 전 총리가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선거연대' 제의를 거부한 데 이어, 이날 토론회를 겸한 창립대회에서는 참석자들의 입에서 현 정권에 대한 비판이 거침없이 터져나왔다.

    인사말에서 이세중 회장은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모든 문제의 원인 가운데 정치적 리더십의 부재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제는 제대로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리더십, 즉 양심적이고 국민을 살펴보는 통합의 능력이 있는 실용적인 리더십이 간절하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또 "이 자리에는 고 전 총리를 비롯해 과거 한국의 정치경험을 가진 사람 등 사회 각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해온 사람들이 함께 모였다"며 "우리나라의 미래를 논의하면서 우리가 바라는 리더십이 출현될 때까지 노력해나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창립식에 이어 진행된 토론회에서 아주대학교 김영래 교수(정치외교학)는 '위기의 한국,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통합의 리더십과 미래지향적 리더십을 중심으로 한 뉴패러다임(new paradigm)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 빈곤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초헌법적 발상 · 무책임한 언어 구사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토론회 말미에 "리더 한사람에게 모두 기댈 수는 없겠지만, 리더를 중심으로 엘리트집단이 협력함으로써 국민과 화합하는 동력을 마련해야한다"며 "미래와경제가 리더십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