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적 성취나 경영면에서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예술계에 논란을 일으켰던 열린우리당 신기남 전 당의장의 누나인 신선희 전 서울예술단장이 국립중앙극장장에 최종 낙점된 데 대해 후폭풍이 불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29일 후보에 오를 때부터 ‘정치적 입김이 작용한 인사’라는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공연예술계의 거센 반발을 샀던 신씨가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김명곤 국립극장장의 후임으로 내정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가 신 전 의장의 누나라는 점과 국가를 대표하는 예술기관장에 적합한 자질을 제대로 갖췄는지에 대한 의문 등으로 논란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어 예술계 내부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부가 당초 11월 30일까지로 예정돼 있던 신임 국립극장장 내정이 계속 연기됐다는 점도 석연치 않아 보여 이 문제가 더욱 큰 분란으로 확산될 여지마저 있다. 

    신씨 내정에 대해 문화연대는 30일 '노무현 정부의 비문화적인 국립극장장 선임 결정에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통해 “계속되는 노 정부의 문화행정 관련 인사정책의 실패를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문화행정의 인사는 지금처럼 비문화적인 맥락에서 정치적 이해관계와 안배로 결정될 것이 아니라 문화정책의 전문성에 기반하여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화연대는 또 “문화부가 신임 국립극장장으로 선임한 신씨는 추천 과정에서부터 논란이 제기된 인물”이라며 “이번 결정은 문화예술계의 민주적 의사수렴 과정을 무시하고, 문화적 전문성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선호하는 문화부의 독단적이고 비문화적인 행정의 결과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화연대 이원재 공동사무처장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번 결정은 이미 우려했던 대로 상식 이하의 결정이었다”며 “문화예술계 내부에서는 신씨가 국립극장장감으로 적절하지 못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인정하는 객관적 평가였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 처장은 “신씨는 서울예술단 단장을 3차례나 무리하게 연임하면서 연임과정에서 물의를 일으켜 왔으며 이번에도 정치적 안배의 혐의를 지울 수 없기 때문에 반대한다”며 “이번 인사는 노 정부의 무리한 인사정책과 문화적인 면의 개혁성 후퇴를 반영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번 신임 국립극장장 최종 후보로는 신씨와 박인배 한국민족예술총연합 상임이사, 임진택 전 전주세계소리축제감독 등 3명이 올랐었다. 내년 1월 1일 3년간의 임기를 시작하게 된 신씨는 이화여대 영문학과, 미국 하와이대 대학원 연극과, 중앙대 대학원(박사)을 나왔으며 서울예전 교수, 한국무대미술아카데미 대표 등을 거쳐 1998년부터 7년여간 서울예술단 이사장 겸 총감독으로 활동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