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드림콘서트서 '反戰·환경 캠페인' 전개미국 등 해외 '디지털 음성 송신' 보상금 징수 추진'FA' 도입‥ '전속계약' 종료 후 타사와 '자유계약'
  • ▲ 임백운 한국연예제작자협회장. ⓒ서성진 기자
    ▲ 임백운 한국연예제작자협회장. ⓒ서성진 기자
    제11대 한국연예제작자협회장으로 선출된 임백운 회장이 취임 후 첫 일성으로 K팝 축제 '드림콘서트(Dream Concert)'를 전 세계에 '반전(反戰)'과 '환경 보전' 메시지를 전하는 한국판 '라이브 에이드(Live Aid)'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소재 한국연예제작자협회 사무실에서 뉴데일리와 단독 인터뷰를 가진 임 회장은 "지난 수십 년간 'K팝 스타'들이 전 세계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는데 이제는 그 사랑을 돌려드릴 때가 온 것 같다"며 "K팝 스타들이 '전쟁을 반대'하는 데 앞장서고, 후세들에게 '깨끗한 지구'를 물려주자고 입을 모으는 '캠페인성 콘서트'를 정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한류 스타들이 국제적인 명성과 인기를 얻고 있는 지금,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과 '기근', '환경오염'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상황이 돼 버렸다"며 "영향력이 큰 K팝 스타들이 '전쟁이 없는 지구' '깨끗한 지구'를 외치고 전 세계 팬덤이 여기에 동참한다면,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촌에 좀 더 밝은 미래가 찾아오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임 회장은 "다만 올해는 30주년을 자축하는 방향으로 '드림콘서트'를 진행하고, 내년부터 '전쟁 반대'와 '환경 보전'을 '드림콘서트'의 새 주제로 삼아, 좀 더 글로벌한 무대로 발전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임 회장은 "두 개의 아이템을 함께 묶을지, 아니면 따로 진행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분명한 건 우리들만의 축제였던 공연을 전 세계가 함께 즐기고 나누는 '글로벌 공익 공연'으로 만들겠다는 저희의 계획과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이라며 "K팝의 더 나은 발전을 위해 연제협 회원사뿐만 아니라 유관 기관, 기업 등 모든 관계자분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 ▲ 임백운 한국연예제작자협회장. ⓒ서성진 기자
    ▲ 임백운 한국연예제작자협회장. ⓒ서성진 기자
    ◆'디지털 음성 송신' 보상금, 해외서 징수

    임 회장은 "'드림콘서트'를 한국판 '라이브 에이드'로 만드는 문제 외에도 음반 제작자들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의 '사운드 익스체인지(Sound Exchange)'와 상호관리계약을 체결, 미국에서 K팝을 '디지털 음성 송신'하는 것에 대한 '보상금'을 우리가 징수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임 회장은 "지난해 7월 10일 자로 계약을 맺고, 지난달 5일 제가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모든 세부 조건과 계약 사항을 확정지었다"며 "물론 '상호관리계약'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미국 대중음악을 디지털 음성으로 송신하는 것에 대한 보상금 역시 미국 측에 지급해야 하지만, 최근 들어 미국 현지에서 사용되는 K팝 물량이 상당하기 때문에 미국보다는 우리가 좀 더 많이 걷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임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연제협은 미국의 '사운드 익스체인지' 외에도 홍콩의 'PPSEAL', 네덜란드의 'SENA', 일본의 'RIAJ' 등 해외 주요 국가의 저작인접권 단체들과도 '디지털 음성 송신' 부분에 대한 보상금 징수 문제를 협의 중이다. 일본 측과는 징수 및 분배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었고, 홍콩·네덜란드 측과는 계약서 검토가 50%가량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프랑스(SCPP)·독일(GVL)·영국(PPL) 측과도 상호 권리(보호 범위 등)를 확인 중인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 회장은 "2022년 미국 '사운드 익스체인지'가 3600여 웹캐스팅(디지털 음성 송신) 사업자들로부터 1조 5000여 억 원(한화 기준)을 징수했는데, 앞으로 그 수익이 더 늘어날 전망"이라며 "국경을 초월해 서로 투명하게 대중음악을 사용하자는 게 '상호관리계약'의 취지다. 이렇게 우리 기준과 제도를 국제적인 수준으로 맞춰야 K팝의 위상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단언했다.
  • ▲ 임백운 한국연예제작자협회장. ⓒ서성진 기자
    ▲ 임백운 한국연예제작자협회장. ⓒ서성진 기자
    ◆'탬퍼링' 근절 위해 'FA' 도입 추진

    또한 임 회장은 표준전속계약서를 악용하는 일명 '탬퍼링(전속계약 기간 중 타 기획사 사전 접촉)'을 근절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 중인 사실도 밝혔다.

    임 회장은 "표준전속계약서의 허점을 이용해 중소기획사 측에 전속계약 해지 통보와 소송을 제기하는 연예인들이 늘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어렵게 성장시킨 연예인을 빼가는 행위는 기획사에 직접적인 피해를 야기하는 것은 물론, 연예산업 이미지를 전반적으로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퇴출' 같은 강력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약 기간에는 절대로 '탬퍼링'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 임 회장은 "전속계약이 끝나면 기존 기획사에 우선권을 주고, 공개적으로 가수가 자유롭게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스포츠 분야처럼 연예계에도 FA(자유계약)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임 회장은 "지난 10대 집행부는 말 그대로 '코로나 집행부'였다"며 "출범하자마자 코로나19가 터져 협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지만, 만 3년간 다시 활동할 날을 꿈꾸며 열심히 준비한 덕분에, 엔데믹이 찾아왔을 때 빠르게 정상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연임'이나, 사실상 다시 시작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한 임 회장은 "그동안 회원들과 어려운 시기를 함께 겪으면서 정말 많이 소통하고, 회원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게 무엇인지 통감할 수 있었다"며 "업계 전체가 다시 일어서고 발전할 수 있도록 4년간 총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2020년 1월부터 제10대 한국연예제작자협회장을 맡아 온 임 회장은 지난 2월 28일 열린 '제32차 정기총회 및 제11대 임원 선출 선거'에서 회장에 연임됐다. 임기는 2028년 2월까지. 가수 임백천의 동생인 임 회장은 1990년대부터 가수 계은숙·이용·이지훈·한혜진·서주경·보보 등의 앨범을 만든 베테랑 음반제작자다.

    (사)한국연예제작자협회는 한국대중문화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국내 연예·음악·공연 사업 대표자들이 결성한 단체다. 440개 사의 정회원과 준회원으로 구성됐다. 현재 정상급 연예인(가수, 연기자, 개그맨, 모델 등) 5000여 팀이 회원사 전속 연예인으로 활동 중이다.
  • ▲ 임백운 한국연예제작자협회장. ⓒ서성진 기자
    ▲ 임백운 한국연예제작자협회장. ⓒ서성진 기자
    취재 = 조광형 기자
    사진 = 서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