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 게임' 학폭 확산 방지 경계…가정통신문 배포"학교 폭력 양산 가능성 높아…놀이가 범죄 되면 안돼"전문가 "아이들, 매스컴에 쉽게 노출…어른들 지도 절실"
  • ▲ 피라미드 게임 확산 방지를 위한 가정통신문 내용. ⓒ학교 홈페이지 캡처
    ▲ 피라미드 게임 확산 방지를 위한 가정통신문 내용. ⓒ학교 홈페이지 캡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을 모방한 집단 따돌림 현상이 확산하면서 교육계가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26일 교육계에 따르면 해당 드라마가 공개된 지난 21일부터 전북지역 일부 초·중학교에서 학교폭력 확산 방지를 위한 가정통신문이 배포됐다.

    배포된 가정통신문에는 "최근 채널 티빙에서 공개한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으로 놀이를 가장한 집단 따돌림 현상이 학교에 확산되고 있다"며 "놀이로 시작한 피라미드 게임이 특정 대상에게 실체적인 괴롭힘을 주는 심각한 학교폭력을 양산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적혀있다. 

    그러면서 "학생들 사이에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놀이문화가 범죄의 씨앗이 되지 않도록 학부모님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도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피라미드 게임'은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왕따를 뽑아 학교폭력을 가한다는 내용의 드라마다. 투표에서 A~F 등급으로 서열을 매기고 하위 등급을 받은 학생들은 반 청소, 급식, '감정받이' 등 공식적인 괴롭힘의 대상이 된다. 

    학생들끼리 계급을 나누고 서열을 정해 특정 대상을 괴롭히지만 그 속에 가해자 및 피해자, 방관자를 구분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이번 달 하위 등급이 다음 달 상위 등급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나만 아니면 돼'라는 생각이 모두를 공범으로 만드는 구조다.

    이 드라마는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하지만 폭력적인 내용이 담겨 19세 이상 관람가로 공개됐다. 

    하지만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임에도 유튜브 등을 통해 청소년들에게도 고스란히 노출돼 이를 모방한 학교폭력이 발생한다는 것이 교육계 입장이다. 이미 드라마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청소년이 보기엔 폭력적인 것 같다", "어린 학생들이 따라 할 위험이 커 보인다"는 등의 평가가 나왔다.

    이를 두고 학교폭력 전문가는 아이들의 모방범죄를 막기 위해 가정·학교의 엄격한 지도와 역할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교사출신 변호사인 학폭 전담 나현경 변호사(법무법인 오현)는 "기존에도 그렇고 학폭을 소재로 드라마가 제작되면 모방범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면서도 "창작 소설물이기에 자극적 내용이 포함됐다고 해서 제작을 금하거나 조치를 취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나 변호사는 "이런 이유로 학교와 가정의 관리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19금이라고 하더라도 아이들이 쉽게 매스컴을 통해 노출될 수 있어 엄격한 지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방범죄 심각성에 주목해 문제점을 짚고 개선해 나가는 노력도 더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