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동맹국들, 교황 발언에 강력 비판
  • ▲ 프란치스코 교황. ⓒAFP/연합뉴스
    ▲ 프란치스코 교황. ⓒAF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백기’ 등 단어를 언급하면서 협상을 종용해 비난받고 있다. 

    9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공개된 스위스 공영 방송 RTS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상황을 보면서 국민을 생각하며 백기를 들고 협상할 용기가 있는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패배하고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것을 볼 때 협상할 용기를 갖는 것"이라며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협상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다음날인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밤 동영상 연설에서 러시아군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격려하며 협상 중재에 대해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악이 전쟁을 일으켰을 때 모든 우크라이나인은 방어하려고 일어섰다”며 “기독교, 무슬림, 유대인 모두가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우크라이나에는 하얀 벽들로 이뤄진 집과 교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러시아의 포탄으로 인해 그을리고 폐허가 됐다"며 "이것은 누가 전쟁을 멈춰야 하는지 말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같은 그의 발언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dpa·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이 우크라이나 동맹국들의 분노도 불렀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터뷰가 공개 이후 유럽 지도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를 비판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우리 국기는 노란색과 파란색”이라며 “우리는 다른 어떤 깃발도 게양하지 않을 것"이라며 말했다.

    데니스 라트케 유럽의회(EP) 의원도 "안타깝게도 부끄럽다는 표현이 적절하다"면서 "우크라이나를 향한 그의 입장은 그의 교황직을 나쁘게 보이도록 하며, 이를 이해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