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강세 지역이지만 구도 따라 변수 전망2030 지지 이준석, 반도체벨트 내세우며 도전與 '반도체 연구원' 한정민으로 메시지 무력화
  • ▲ 동탄신도시 전경.ⓒ뉴시스
    ▲ 동탄신도시 전경.ⓒ뉴시스
    4·10 국회의원 총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정치권에서 경기 화성을 선거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더불어민주당 강세 지역이었지만, 젊은 층의 지지를 얻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출마를 선언하고 국민의힘이 1984년생 한정민 삼성전자 연구원을 우선추천(전략공천) 하면서 전국에서 '3자 구도'가 가장 선명한 지역구로 꼽히기 때문이다.
  •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인재 영입 환영식에서 한정민 삼성전자 DS부문 연구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인재 영입 환영식에서 한정민 삼성전자 DS부문 연구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
    ◆경기 화성을, 전국서 3자 구도 선명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동탄 4·6·7·8·9동을 관할로 둔 화성을은 제18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이 차지한 이후 이원욱 개혁신당 의원이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3선을 지내며 12년째 민주당 텃밭인 지역이다. 이 의원은 신설된 화성정으로 이동했다.

    지역 현역인 이 의원의 탈당이라는 변수가 발생했지만, 민주당은 기존 강세인 화성을 사수를 위해 영입입재인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을 전략공천했다. 공 전 사장은 지난 6일 출마선언에서 "화성에는 미래를 이끌어갈 반도체와 자동차 둘 다 있다"며 "화성을 반도체와 자동차가 손잡는 혁신산업 융합클러스터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난 7일 경기 남부·동부권(수원·용인·이천·평택·안성·화성·성남·오산)에 '반도체 메가시티'를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 반도체 공약을 발표하며 지원 사격했다. 공약에는 시스템반도체 및 첨단패키징 지원 강화와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 일몰기한 추가 연장,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R&D) 장비 및 중고장비 투자 세액공제 적용 등을 담았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9차 인재영입식에서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에게 점퍼를 입혀주고 있다.ⓒ뉴시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9차 인재영입식에서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에게 점퍼를 입혀주고 있다.ⓒ뉴시스
    동탄 2신도시를 품은 화성을은 주민 평균 연력이 34세로 매우 젊은 측에 속한다. 개혁신당이 이 점을 먼저 공략하고 나섰다. 전국적 인지도를 보유한 이 대표는 1985년생으로 30대인 데다가 핵심 지지층이 2030이다.

    개혁신당은 이번 총선 주요 메시지로 경기 남부 '반도체벨트'에 힘을 주고 있다. 이 대표와 더불어 인근 용인갑에 출마한 삼성전자 임원 출신 양향자 원내대표, 경기 화성정에서 4선 고지에 도전하는 이원욱 의원을 묶어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지역발전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개혁신당은 'K-칩스법'을 통해 용인 반도체 특화단지 인프라를 국가가 직접 조성해 공장 가동 시기를 3년 이상 앞당기는 등의 '경기 남부 첨단벨트 총선 전략'을 공개한 바 있다. 지난 8일에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성에 출마한 이 대표와 이 의원이 ▲GTX-A 삼성역까지 조기 개통 ▲GTX-C 서동탄역 차고지 출발역 신설과 서동탄역 1호선 열차 증편 및 대중교통 연결망 확충 등 화성발전 공동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지난 4일 경기 화성시 동탄호수공원에서 제22대 총선 화성을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시스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지난 4일 경기 화성시 동탄호수공원에서 제22대 총선 화성을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시스
    ◆'젊음·반도체벨트' 개혁신당 메시지 효과 감소시킨 與

    그러나 국민의힘은 곧바로 개혁신당의 메시지를 무력화했다. 반도체 산업 현직인 한 연구원을 전략공천하며 반도체벨트 이슈를 여권으로 끌고 온 것이다. 이 대표가 출마 메시지로 "한동훈 화성을에 나와라"를 내세우면서 당 대표 간 대결로 이슈몰이에 나서려던 것도 무력화됐다.

    1964년생으로 50대인 공 전 사장과의 차별화를 내세우며 그간 국민의힘의 대표적 이미지인 '노쇠한 정당'을 민주당으로 옮기는 것을 고려한 전략이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한 연구원이지만, 1984년생으로 이 대표와 한 살 차이의 젊은 반도체 전문가임을 내세우고 있다. 지역에서도 '삼성전자 영입인재'라고 적힌 점퍼를 입고 시민들과 만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지난 1월 발표한 '경기 남부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을 당 차원에서 전폭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 육성을 위해서는 정부와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집권당에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한동훈 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7일 수원을 찾아 "수원-평택-동탄-강남까지 이어지는 벨트를 보면 진짜 반도체벨트는 국민의힘이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화성을 메시지 전략에서 이 대표를 배제하고 오로지 민주당을 겨냥하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자당의 한 연구원과 민주당의 공 전 사장이 모두 기업인 출신인 만큼 정치권에 장기간 몸담은 이 대표와 차별화를 꾀하고 거대 양당간 대결을 부각하려는 의도다.

    여권 관계자는 "화성을은 민주당이 워낙 센 곳"이라며 "한 연구원도 쉽지 않겠지만 이 대표가 당선될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