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상필 "국민이 요구하는 정의 관념 외면해선 안 돼"신숙희 "작은 목소리도 놓치지 않도록 최선 다하겠다"
  • ▲ 엄상필, 신숙희 신임 대법관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중앙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엄상필, 신숙희 신임 대법관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중앙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엄상필(사법연수원 23기)·신숙희(25기) 신임 대법관이 4일 취임하면서 대법원이 '중도·보수' 성향 우위 구도로 재편됐다.

    이날 엄상필 대법관은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법의 문언이나 논리만을 내세워 시대와 국민이 요구하는 정의 관념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시작의 자리에 선 저의 소망이지 다짐"이라고 밝혔다.

    엄 대법관은 "송사를 듣고 다루는 근본은 성의에 있다"며 "정성을 다해 분쟁의 본질을 이해해야 하고 경험과 시야의 한계를 인정하고 주위에서 지혜를 구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체적 진실 발견과 절차적 정당성의 실현, 그중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며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을 통해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 공동체의 정의 기준을 올바르게 정립하고 선언해 사회통합과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자 책무이고 나아갈 길"이라고 강조했다.

    신숙희 대법관도 취임식에서 "여전히 사회적 편견 때문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대법관으로서 이분들의 작은 목소리도 놓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신 대법관은 그러면서 "많은 사법부 구성원이 진심으로 동의하고 따를 수 있는 방식과 내용을 늘 고민하고 이를 실천하려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엄상필·신숙희 대법관은 안철상·민유숙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임명됐다.

    이들의 합류로 조희대 대법원 전원합의체 13명의 구도는 '중도·보수' 대 '진보' 비율이 '7대 6'에서 '8대 5로' 재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