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기자회견서 "'하위 10% 통보…재심 신청"경선서 30% 감산…친명 정봉주과 싸움에서 불리
  •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뉴데일리DB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뉴데일리DB
    더불어민주당에서 비명(비이재명)계인 박용진 의원이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로 분류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에 따라 박 의원 지역구에 '자객공천' 논란이 불거진 친명(친이재명)계 정봉주 전 의원 등이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이라는 관측이 따른다.

    박용진 의원은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민주당 국회의원 의정활동 평가에서 하위 10%에 포함됐음을 통보받았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 사실을 온갖 조롱과 흑색선전의 먹잇감이 될 것을 각오하고 공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민주당이 정해 놓은 절차에 따라 재심을 신청하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기자회견 중 민주당의 '이재명 사당화'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힘을 가진 누구 한 사람에게만 충성하고 그를 지키겠다는 정치"라며 "반드시 실패하게 된다. 저는 그런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탈당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의원은 "제가 받고 있는 이 굴욕적인 일을 통해 민주당이 지금 어떤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는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고, 당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경각심을 가지시기를 바란다"며 "당에 남아 승리해 누가 진짜 민주당을 사랑하는지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박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북을에는 친명계인 정봉주 전 의원 등이 도전장을 낸 상황이다. 17대 국회에서 서울 노원갑 의원을 지낸 정 전 의원은 지난달 강북을 출마를 선언하면서 '자객 출마'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정 전 의원은 2020년 총선에서 여대생 성 비위 의혹이 제기돼 공천에서 배제됐지만 2021년 대법에서 무죄를 확정받았고 2022년 대선 국면에서는 이재명 당시 후보를 도왔다. 이에 따라 '친명' 인사로 분류,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정 전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비명계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박 의원은 지역구 관리가 탄탄하기로 알려졌지만 하위 10%는 경선에서 30%가 감산되기에 이대로면 패배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정 전 의원은 강북을 경선에서 3자 대결을 이루는 한 축인 이승훈 민주당 전략기획본부장과 연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9일부터 이른바 '하위 20%' 의원들에게 개별적으로 통보를 하기 시작했다. 하위 10%와 20%는 경선에서 득표 수의 30%, 20%를 각각 감산당한다.

    민주당에서 하위 20%로 분류되는 의원은 총 31명, 그중에서도 대부분은 비명계 의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역 국회부의장인 민주당 4선 김영주 의원은 같은 날 하위 20%로 분류된 데 반발, 탈당을 선언했다. 김 의원은 당내에서 비명계로 분류된다.

    김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지금의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사당으로 전락했다"면서 "영등포 주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모멸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이어 "저는 친명(친이재명)도 아니고, 반명(반이재명)도 아니다"라며 "민주당이 잘되기를 바라지만 이재명을 지키지는 않겠다"고도 선언했다.

    반면 당내에서 친명계로 분류되는 안민석 의원 등도 하위 20%에 포함됐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안 의원은 현재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외부 연락 수신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민주당은 '현역 배제 여론조사' 논란에도 휩싸였다. 지난 17일 이인영(서울 구로갑), 홍영표(인천 부평을), 송갑석(광주 서갑) 의원, 이수진(서울 동작을) 등 지역구에서 이들 현역 의원을 제외하고 친명계 인사를 넣은 '지역구 후보 적합도 조사'가 실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내 파열음이 이어진 것이다.

    판사 출신 이 의원은 민주당 의원 전원이 속한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시스템 공천이라고 믿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전략 지역구도 아니고 경선 지정도 안 한 지역에 제3의 인물을 자꾸 넣어서 여론조사를 하느냐"고 항의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가 공천 관리 능력이 안 되면 2선으로 물러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