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성경 구절과 포스터 등재 '화제'친야 네티즌 "신념 아닌 무지 인증" 맹폭
  • ▲ 가수 나얼 인스타그램 캡처.
    ▲ 가수 나얼 인스타그램 캡처.
    가수 나얼이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의 포스터와 성경 구절을 SNS에 당당히 올린 것을 두고 '친야 성향' 네티즌들이 "나얼이 '2찍' 인증에, '개독교' 메시지까지 남겼다"며 인신공격성 비난을 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2찍'은 20대 대선에서 기호 2번 윤석열 후보를 찍은 사람들을 야권 지지층에서 비하하는 말.

    평소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진 나얼은 지난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그 안에 굳게 서고 다시는 속박의 멍에를 메지 말라. (갈라디아서 5:1) 킹제임스 흠정역"이라는 성경 구절과 "대한민국의 탄생, 그 비밀의 문이 열립니다"라는 카피 문구가 적힌 '건국전쟁' 포스터를 올렸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감옥에서 회심(回心)한 대표적 기독교 인사였다는 점에서 일종의 종교적 동질감에서 해당 영화를 관람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

    나얼은 어떠한 정치적 견해도 밝히지 않고 오로지 성경 구절만 올렸을 뿐인데, 편견에 사로잡힌 일부 네티즌들이 이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면서 논란을 부추기는 양상이다.

    '강성 친야' 네티즌들이 주로 활동하는 C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이 세상 숨길 수 없는 건 기침, 가난, 그리고 2찍" "2찍은 결국 다 티가 날 수밖에 없다" "신념의 인증이 아니라 무지의 인증이라는 게 포인트" "도대체 어떤 인생을 살아왔으면 민족학살마스터 미화 영화를 보고 감동을 받을 수 있을까" "자국민 학살한 이승만은 국립묘지에서 파내야 한다" "이승만을 존경하는 건 개인 취향 문제가 아니라 지능 문제"처럼, 나얼의 정치 성향을 함부로 특정하고 해당 영화를 비난하는 수많은 댓글들이 올라왔다. 심지어 "덕분에 나얼 관련 곡들… 멜론 스트리밍에서 빠진다"며 이번 일로 나얼을 '손절'하겠다는 가요 팬들도 등장했다.

    앞서 '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에 5000만 원을 기부한 배우 이영애도 비슷한 악플 세례에 시달린 바 있다. 지난해 9월 이영애의 기부 사실이 알려지자 다수 네티즌은 "쓰레기 무기 브로커와 대가리 텅 빈 이찍 콜라보" "연기는 잘하셨는데, 역사공부에는 관심이 없으셨나" "빤스런을 위해서 기부한다고요?" "하와이 교민 등처먹었던 조폭한테 기부하는 아름다운 세상" "학살자 존경하나보네?" 같은 험악한 댓글로 이영애와 남편을 싸잡아 비난하는 데 열을 올렸었다.

    한 가요계 인사는 "워낙 '좌경화'된 동네라 그동안 쉽게 말을 못했을 뿐, 사실 대중문화예술계에도 이승만 전 대통령이 과보다 공이 더 많다고 생각하는 우파 성향 분들이 많이 계시다"며 "나얼 씨의 정치 성향이 정확히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자신의 신념과 소신을 당당히 피력했다는 점에서 대단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1월 개봉한 '건국전쟁'은 12일 기준(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으로 32만 명이 넘는 관객들이 관람했다. '웡카' '시민덕희' '도그데이즈' '데드맨' 같은 국내외 상업영화들과 자웅을 겨루며 당당히 일별 박스오피스 3위를 달리고 있는 '건국전쟁'은 오는 16일부터 미국 LA CGV에서도 상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