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심상정 완주로 이재명 0.7%차 패배이재명 체포안에 정의당 찬성 당론 채택"도와야 할 때 돕지 않고 염치 없어"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심상정 녹색정의당 의원이 2022년 3월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악수하는 모습. ⓒ뉴시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심상정 녹색정의당 의원이 2022년 3월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악수하는 모습.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야권 연합 비례위성정당에 녹색정의당이 참여하는 것에 부정적인 모습이다. 녹색정의당의 전신인 정의당이 대선 등 주요 대목에서 민주당의 발목을 잡아왔다는 것이 이유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8일 통화에서 "민주당과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웠던 정의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한다면 오히려 야권 통합이라는 취지가 무색해질 것"이라면서 "도와야 할 때 돕지 않다가 총선 앞 의석을 위해 염치 없이 비례위성정당에 끼겠다고 하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고 했다. 

    실제 민주당 내부에서는 과거 녹색정의당이 보여준 모습을 예로 들며 의석을 배분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대부분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정의당의 '악연'이 계속돼온 것이 그 이유다.

    정의당(녹색정의당의 전신)은 2022년 대선에서 야권 통합을 하지 않고 완주했다. 당시 정의당 후보로 나선 심상정 의원은 2.3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 0.7% 차 패배를 당한 가장 큰 이유로 정의당이 야권 분열을 일으켰기 때문이라는 정서가 강하다.

    여기에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정의당이 보여준 태도도 민주당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정의당은 지난해 2월 '이재명 체포동의안 찬성'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본회의장에서 찬성 표결을 했다. 체포동의안은 재석 295에 찬성 149표, 반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로 과반을 간신히 넘기며 가결됐다. 6석을 보유한 정의당이 사실상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다는 것이 민주당의 생각이다. 

    문제는 녹색정의당이 4월 총선에서 수도권 후보를 대거 낼 경우 민주당에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녹색정의당이 비례위성정당에 참여하지 않고 지역구에 후보를 내 야권 표를 소규모로 가져가 버리면, 1~2% 내에서 당락이 좌우되는 수도권 선거에서 의외로 의석을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녹색정의당이 그만한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녹색정의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2% 가량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데, 실제 총선에 돌입하면 여야 지지층 결집 등으로 사실상 의미 없는 득표율을 보일 것이라는 계산이다. 

    민주당의 한 초선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여론조사에서 2% 나오면 실제 득표율은 그 이하라는 이야기"라며 "정의당이 지역구 소수에서 스스로 야권 단일후보를 낼 수 있는 곳에 집중해야지 비례위성정당에 참여하는 것은 염치 없고 스스로 망하는 길"이라고 했다.  

    녹색정의당에서는 실제 민주당 현역 의원이 없는 인천 남동을이나 광주서구을에서 민주당과 야권연대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민주당이 이곳에 후보를 내지 않고 정의당에 양보한다면 최소 2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녹색정의당은 내부에서 비례정당 참여와 자강론이 대립하는 모습이다. 이들은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위성정당 참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