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KBS 대담 통해 '명품백' 논란 입장 밝혀대통령실 "소상한 답변 진솔한 모습" 자체 평가 野 "사과 없었다" 공세… 총선 이슈로 몰고 갈 듯쾌도난마, 한동훈 비대위원장 몫으로 남아
  •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신년 대담 사전 녹화를 하고 있다.ⓒ뉴시스(사진=대통령실 제공)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신년 대담 사전 녹화를 하고 있다.ⓒ뉴시스(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논란과 관련해 처음으로 견해를 밝혀 여론의 이목이 집중됐다. 다만 총선을 3개월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유권자의 의구심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는 주목되는 대목이다.

    8일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대담에서 사과했을 경우 총선 때까지 표적이 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번 대담이 국민의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는 평이 주를 이뤄, 이에 따른 부담과 과제는 총선에서 승리해야 하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여당의 몫으로 남게 됐다.

    윤 대통령은 7일 KBS와 신년 대담을 통해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논란과 관련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매정하게 못 끊은 게 문제이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해당 논란과 관련해 견해를 밝힌 것은 논란의 영상이 공개된 지 2개월여 만이다. 해당 영상은 재미교포 최재영 목사가 2022년 9월 손목시계 몰래카메라로 김 여사 앞에 명품가방을 놓고 촬영한 모습을 '서울의소리'가 지난해 11월 말 공개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우선 보안 논란과 관련 "일단 용산 관저에 들어가기 전 일"이라며 "그런 것(몰래카메라)을 검색하는 검색기를 거기(서초동 사저)에다가 설치할 수 없었다. 설치하면 복도가 막혀서 주민들한테 굉장히 불편을 주기 때문에 그것을 할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최 목사의 김 여사 접근 경위와 관련 "제 아내가 중학교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가지고 아버지와 동향이고 친분을 얘기하면서 (접근했다)"면서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어느 누구한테도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들께서는 직접 제 입으로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기를 바랄 수 있겠지만 그것이 또 나을 수 있는 부정적인 그런 상황도 있다"며 해명이 늦어진 점에 대해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대처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면서도 명품 가방을 그 자리에서 돌려주지 않았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김 여사의 논란이 정치 공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시계에다 몰카까지 들고 와서 이런 걸(촬영) 했기 때문에 공작"이라며 "선거를 앞둔 시점에 1년이 지나서 이렇게 이걸 터뜨리는 것 자체가 정치 공작이라고 봐야 한다"고 규정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이날 대담과 관련해 소상한 답변과 진솔한 모습을 잘 보여줬다는 자체 평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치권과 주요 언론에서는 이번 대담을 통해 국민의 의구심을 일소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는 분위기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끝내 대통령의 사과는 없었다"며 "대통령의 뻔뻔한 태도가 암담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여당은 윤 대통령의 대담을 높이 평가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선 출마선언과 대통령 취임 때의 다짐과 절박함을 가슴에 새긴 불망초심(不忘初心)의 자세를 충분히 느꼈다"며 "대통령 지지율, 대통령 제2부속실 및 특별감찰관, 당정관계, 거부권 행사 등등의 질문에 대한 솔직한 답변은 국민과 소통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을 옮긴 이상민 의원은 윤 대통령이 사과할 수 없었던 건 결국 야당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통령의 사과에 (민주당이) '좋다' 그러면 (의혹이) 종결되지만, (대통령은) 종결이 안 되고 (2차 공격이) 확산하는 걸 걱정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이 '사과했으니 미래로 갑시다'라고 말할 것 같지 않다는 얘기인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이 의원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처럼 야권에선 윤 대통령의 이번 담화에도 명품백 수수 의혹을 총선 때까지 몰고 갈 것으로 보여 이를 두고 정치권의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 대통령의 명품백 관련 발언이 '국민 눈높이'에 닿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여당의 대표인 한동훈 위원장이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더 나아가 국면 전환을 이뤄낼 수 있을 지가 다가오는 총선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