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걱정 끼치지 않게 더 단호하게 처신할 것"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박절하게 대하기 어려워""26년간 사정 업무 종사한 저라면 단호하게 대했을 것""제2부부속실, 이런 일 예방하는 데 별로 도움 안돼"
  •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신년 대담 사전 녹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신년 대담 사전 녹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신년 대담에서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파우치) 수수 논란에 대해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어느 누구한테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다"며 "국민들에게 걱정 끼치는 일이 없도록 좀 더 단호하게 처신을 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0시 KBS 1TV에서 100분간 방영된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라는 제목의 대담에서 "아내가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고 좀 아쉽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윤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용산 관저에 들어가기 전 일이다. 저희가 서초동 아파트에 한 6개월 가량 살다가 이제 용산 관저에 들어갔는데 제 아내의 사무실이 지하에 있었다"며 "제 아내가 중학교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아버지와의 동향이라면서 친분을 얘기를 하며 자꾸 오겠다고 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저한테 만약에 미리 이런 상황을 얘기를 했더라면, 저는 26년간 사정 업무에 종사했던  DNA가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에 저라면 조금 더 좀 단호하게 대했을 것"이라며 "제 아내 입장에서는 그런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물리치기 어렵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는 직접 제 입으로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기를 바랄 수 있겠지만 그것이 낳을 수 있는 부정적인 상황도 있다"며 그동안 침묵을 지켰던 이유를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나 지금은 관저에 가서 그런 것이 잘 관리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조금 더 선을 분명하게 해서 국민들께서 오해하거나 불안해하시거나 걱정 끼치는 일이 없도록 그런 부분들은 분명하게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정치공작'이라고 명확히 규정하기도 했다. 

    그는 '김 여사가 정치 공장의 희생자라는 여당 주장에 동의하냐'는 진행자 질문에 "시계에다가 이런 몰카까지 들고 와서 이런 걸 했기 때문에 공작"이라며 "그리고 또 선거를 앞둔 시점에 1년이 지나서 이렇게 이거를 터뜨리는 것 자체가 정치 공작이라고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그러나 '정치 공작이다'라고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 안 하게 조금 더 분명하게 선을 그어서 처신을 하는 게 중요하다"며 "박절하게까지 누구를 대해서는 안 되겠지만 조금 더 분명하게, 단호할 때는 단호하게, 선을 그을 때는 선을 그어가면서 처신을 해야 되겠다는 그런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특별감찰관 또는 제2부속실 설치를 통해 대통령 부인을 시스템으로 보좌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제2부속실 같은 경우는 지금 우리 비서실에서 검토를 하고 있다"면서도 "그런데 이런 일을 예방하는 데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어떤 제도든지 비위가 있거나 문제가 있을 때 사후에 감찰하는 것이지 예방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제2부속실이 있었더라도, 제 아내가 내치지 못해 자꾸 오겠다고 사실상 통보하고 밀고 들어오는걸 박절하게 막지 못한다면 제2부속실이 있어도 만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진행자가 '이 이슈로 부부싸움을 했냐'고 묻자 윤 대통령은 "전혀 안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대담은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약 2시간 동안 녹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