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총선 앞두고 운동권 청산 프레임 공세 강화이재명 "검사독재가 문제… 자를 이유 없다"친명계, 운동권 정치인 용퇴 요구586 정치인 68명… 당내 "친명계가 피 묻히는 것"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1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1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국민의힘이 다가오는 총선에서 '586 운동권 청산'을 앞세운 가운데, 현역의원 40%가 586 운동권 출신인 더불어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586 청산 기류에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보인 반면, 친명(친이재명)계가 직접 나서서 586 운동권의 용퇴를 거듭 촉구하고 있다. 

    586 운동권 출신인 민주당의 한 의원은 1일 통화에서 "국민의힘의 586 퇴출론을 이 대표는 비껴가려는 듯한데, 친명이라는 사람들이 나서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서 "결국 이 대표 대신 친명계가 직접 피를 묻히겠다면서 행동에 나선 것이다. 화전 양면전술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18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차담회에서 "나도 586인데 운동 한 것이 잘못한 것도 아니고 잘라야 할 이유인가"라고 반문했다.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이 대표는 "운동권 청산이니 자객공천 이런 이야기들이 있는 것 같은데, 사실 지금 청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검사독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이 대표의 기류와 민주당 내 상황은 다르다. 친명을 자처하는 인사들은 지속적으로 당내 586 운동권을 향해 용퇴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586 운동권의 대표 얼굴로 불리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향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임 전 실장이 비교적 안전한 서울 중-성동갑에 출마하는 것을 두고 용퇴론이 분출하는 것이다.

    판사 출신이자 친명계로 불리는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임 전 실장과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향해 "문 대통령을 잘못 보필한 비서실장들"이라면서 사실상 불출마를 요구했다. 

    원외 친명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최근 성명에서 "국민은 민주당의 과감한 선수 교체를 원하고 있다"면서 "지난 정부의 청와대 비서실장들이 출마하면 국민이 검사독재정권을 심판하는 선거가 아니라 전 정부와 현 정부의 대결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 불출마를 요구했다. 

    이 대표가 물러서고 친명 조직이 전면에 나선 것은 결국 민주당의 586 운동권 출신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이 대표도 공천을 앞두고 이들의 '세'를 무시하기는 어렵다. 164석을 가진 민주당에서 현역 국회의원 68명가량이 586 운동권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원외에는 더 많은 총선 출마 대기자가 줄을 서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 대표가 직접 나서서 운동권 청산을 외쳐버리면 당의 갈등과 분열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면서 "우리 당에는 586 운동권 출신 정치인도 많고, 당원들도 많다. 국민의힘이 짜 놓은 프레임에 넘어가는 꼴을 보이기 전에 당 대표가 강력한 메시지를 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