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물재생센터 지하화 통해 주민 편의시설로 탈바꿈키즈카페·파크골프장 있는 지역 명소로10년 넘게 표류해온 난지물재생센터 현대화 두고 갈등
  • ▲ 서울시 강서구 '서남물재생센터'에서 진행된 어린이 생태체험 현장.ⓒ서울시
    ▲ 서울시 강서구 '서남물재생센터'에서 진행된 어린이 생태체험 현장.ⓒ서울시
    지난 주말 아이들과 함께 찾은 서울 강서구 '서남물재생센터'. 이곳은 영등포·관악·동작·구로·양천·금천·강서구 전역과 강남·서초구 일부, 광명시 일부에서 발생하는 하수를 처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공공 하수처리장이다.

    하수뿐 아니라 하루 4000ℓ의 분뇨를 처리하고 오물 찌거기인 슬러지는 소각하거나 건조해 처리한다. 과거에는 근처만 가도 똥 냄새가 난다며 주민들이 접근하기를 꺼리던 혐오시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탈바꿈해 서울시가 운영하는 홍보관 겸 키즈카페가 들어서 있다. 예약 시스템을 통해 시간별로 한정된 인원만 받다보니 경쟁도 치열하다. 실제로 키즈카페를 방문해보니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전망대를 갖춘 홍보관뿐 아니라 물놀이터·피톤치드원·꽃향기광장·인라인광장·체험농장원·단풍광장 등 다채로운 시설을 갖춰 아이들을 데리고 손쉽게 갈 수 있는 지역 명소가 됐다. 주민들이 이용하는 테니스장과 파크골프장도 생겼다.

    비결은 하수처리시설을 지하화하는 현대화사업을 거쳤기 때문이다. 지하 3층까지 완전 지하화한 현대화 시설에서는 냄새가 완전히 차단되는 수준이고, 냄새가 발생하는 1~2처리장의 슬러지 침전조나 생물반응조·탈수기동 등에서는 탈취제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서남물재생센터 관계자는 "주변에 아파트단지가 많아 냄새 관련 민원이 적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민원이 거의 없는 편"이라며 "이곳을 찾는 방문객은 공식적으로 하루 6000명 이상에 달한다"고 말했다.
  • ▲ 경기 고양시 덕양구 난지물재생센터 현대화사업 조감도.ⓒ서울시
    ▲ 경기 고양시 덕양구 난지물재생센터 현대화사업 조감도.ⓒ서울시
    서울시는 최근 10년 넘게 표류해온 경기 고양시 덕양구 난지물재생센터의 현대화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한 사업설명회를 열고 난지물재생센터 수처리시설 상부 공원화 조성 계획도와 조감도를 공개하기도 했다.

    서울시 계획대로라면 올해 실시설계를 거쳐 2025년 복개시설물 공사, 2029년 상부 공원화 공사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우선 5년 뒤인 2028년 복개공사가 완료되면 악취는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하고 있다. 완전 밀폐 방식을 적용해 수처리시설에서 발생하는 취기물질의 외부 노출을 완전히 차단하도록 시공하기 때문이다. 

    이후 서남물재생센터처럼 시설 상부에 물놀이장·펫파크·파크골프장 등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다만 인근 주민들 간 현대화 방식을 두고 이견을 보여 난항이 예상된다. 최근 입주를 시작한 고양시 덕은지구 등 일부 주민들은 복개 방식이 아닌 수처리시설까지 포함해 모두 지하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으로 덕은지구 입주민들의 연합 단체인 '덕은미디어시티(DMC)연합회' 측은 난지물재생센터 정문 등에서 1인시위를 벌이면서 "전면 지하화하든지 새로운 장소로 새 건물을 지어 이전"하라고 요구했다. 복개공원화에 반대하는 민원도 쇄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오랫동안 인근에 거주하면서 악취에 시달려온 주민들은 현대화사업이 예정보다 지연된 만큼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완전 지하화 방식보다 복개공원화 방식을 선호한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을 염려하는 것이다.

    난지물재생센터는 1987년 1처리장(하루 50만㎥)이 건설된 이후, 1997년 2처리장(하루 50만㎥)이 건설되며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2013년 고도처리공사를 통해 하루 86만㎥ 규모로 변경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