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휘 PD "제작사, 노예계약 강요‥ 거액 이적료 요구"에이스토리 "'노예계약' 근거 無‥ 출연료 연체도 안 해"
  • ▲ 'SNL 코리아' 리부트 시즌1 포스터.
    ▲ 'SNL 코리아' 리부트 시즌1 포스터.
    'SNL 코리아' 제작사 에이스토리가 쿠팡의 자회사인 CP엔터테인먼트와 안상휘 에이스토리 전 제작2본부장에 대해 70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에이스토리는 그동안 'SNL 코리아'를 이끌어온 안 전 본부장이 CP엔터테인먼트 대표로 자리를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의 'SNL 코리아' 제작진에게 '집단 이직'을 종용했다며 쿠팡플레이를 국내 OTT 플랫폼 1위에 올려놓은 'SNL 코리아'가 강탈당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안 전 본부장은 "에이스토리가 계약기간 종료 후 정상적으로 이직한 개인에 대해 70억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걸었다"며 "에이스토리가 직원들에게 '노예계약'을 강요했다"고 분개하고 있는 상황.

    이와 관련, 에이스토리는 안 전 본부장과 쿠팡의 자회사를 상대로 배임죄 고소 등 추가적인 법적 소송을 강구 중인 것으로 전해져 파문이 커질 조짐이다.

    에이스토리는 2017년 시즌9을 끝으로 중단된 SNL 코리아를 2021년 '리부트 시즌'으로 부활시킨 방송프로그램 제작사. 쿠팡플레이와 독점 스트리밍서비스 계약을 체결해 'SNL 코리아'를 방송해 온 에이스토리는 최근 리부트 시즌4를 마무리했다.

    에이스토리 "쿠팡 자회사, SNS 제작본부 빼돌려"


    25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앞서 'SNL 코리아'를 4년 만에 재개하면서 이전 tvN 'SNL 코리아' 제작진인 안상휘 씨를 제작2본부장으로 채용했다"고 되짚은 에이스토리는 "저작권자인 미국 NBC유니버설과 6개월에 걸쳐 협상해 라이선스를 확보한 것 역시 자신들"이라고 소개했다.

    에이스토리는 "프로그램이 편성되기도 전에 선투자를 했고, 새로 제작2본부 정직원 12명에 외부인력까지 영입했으며, 외부 편집실을 설치하는 등 수십 억원을 투자했다"면서 "그 결과 'SNL 코리아'는 성공했고, OTT 후발주자인 쿠팡플레이는 '예능 대세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에이스토리는 "시즌4를 준비하면서 시즌5를 오는 2월에 론칭하기로 쿠팡플레이와 협의하고, 출연진의 섭외까지 진행했었다"며 "실제로 지난해 공고한 '2024년 에이스토리의 사업계획'에도 'SNL 코리아' 시즌5가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쿠팡은 지난해 9월 4일 예능콘텐츠를 만드는 자회사 CP엔터테인먼트가 'SNL 코리아'의 진행자 신동엽과 전속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고 되짚은 에이스토리는 "같은 날 에이스토리 제작2본부장 안상휘 씨는 에이스토리에 사직을 통보하고, 제작2본부 소속 'SNL 코리아' 제작진 전원에게 집단 이직을 종용했다"며 "안상휘 본부장과 쿠팡의 자회사가 뒤로 손을 잡고 에이스토리의 SNL 제작본부를 통째로 빼돌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이스토리는 "쿠팡플레이는 오는 2월에 'SNL 코리아' 새 시즌을 선보인다고 한다"며 "에이스토리가 수년 간 거액을 들여 구축한 인력과 시스템을 그대로 이용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제작 일정"이라고 추정했다.

    소송대리인 "안상휘, 업무상 배임행위 저질러"


    에이스토리의 소송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디라이트의 A변호사는 "안상휘 씨는 신의성실에 따라 회사의 이익을 보호해야 할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며 "안씨는 에이스토리에 대한 업무상 배임의 불법행위를 하고 있으며 이는 상법 제401조의 2에 따른 업무집행 지시자의 책임을 위반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CP엔터테인먼트 등 쿠팡의 계열사가 에이스토리 제작2본부 직원들의 일부도 아닌 전체를 집단적으로 채용한다면, 이는 안씨의 배신행위, 즉 업무상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한 A변호사는 "안씨 및 관련자들은 기본적 상도의와 제작업계의 질서를 와해하는 행위를 계속해 에이스토리의 제작2본부를 소멸시키고 직원들을 쿠팡 측으로 집단 이직시켰다"며 "이에 따라 에이스토리가 'SNL 코리아' 등 제작사업에 관해 입는 손해를 모두 배상할 책임이 안씨와 관련자들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변호사는 "안씨 등의 행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5조 제1항 및 같은 법률 시행령 제52조의 불공정거래행위인 '다른 사업자의 인력을 부당하게 유인·채용해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방해하는 행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에 규정된 '영업비밀 침해행위' 등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에이스토리는 이번 소송과 별개로 "나스닥에 상장된 대기업이자 국내 2위 OTT 사업자인 쿠팡의 쿠팡플레이가 중소 제작사를 상대로 이러한 행태를 반복하지 못하도록 관계기관 등에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상휘 "에이스토리, 70억 이적료 부당 요구"

    앞서 안 전 본부장은 "에이스토리가 그간 출연료 상습 연체 등 부당행위를 자행해 왔다"며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이직에 대해 70억원의 이적료를 요구하는 등 노예계약을 강요하고 있다"는 장문의 입장문을 발표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 글에서 안 전 본부장은 "저는 그간 에이스토리에서 근무하면서 에이스토리의 제작비 상습 연체 등 부당행위 등에 대해 수차례 문제점을 제시했지만 개선되지 않았고, 이에 계약 기간 만료 이후 'SNL 코리아'의 제작에 집중하고자 이직을 하게 됐다"며 "하지만 에이스토리는 계약기간 종료 이후 정상적으로 이직한 개인에 대해 70억원이라는 이적료를 요구하는 소송을 걸었고, 비슷한 시기에 이직한 전 동료 개개인에게도 수억원에 이르는 민사소송을 진행할 것을 엄포하며 괴롭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와 SNL 제작팀 일동은 제작자의 자유로운 선택과 창작의 자유를 억누르는 에이스토리의 부당한 요구와 갑질, 그리고 공갈에 대해 법적 구제 수단을 포함해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에이스토리 "단 한 번도 출연료 연체한 적 없어"


    이 같은 안 전 본부장의 주장에 대해 에이스토리는 "안상휘 씨가 에이스토리와 관련해 노예계약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라며 "에이스토리는 창사 이래 20년 동안 단 한 번도 출연료를 연체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법무법인 디라이트의 A변호사는 "안상휘 씨는 에이스토리의 제작2본부장으로 에이스토리의 핵심적인 임원이자 업무 집행지시자였던 사람으로서 상법 및 형법상 에이스토리의 이익을 보호할 의무를 부담하는 자"라며 "이러한 지위에 있던 안상휘 씨가 쿠팡 측을 위해 에이스토리의 'SNL' 제작팀 전원을 사직시키고 쿠팡 쪽에 취업하도록 한 것은 명백하게 업무상 배임행위에 해당하며, 쿠팡 측은 안상휘 씨의 업무상 배임행위에 적극가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쿠팡 측은 에이스토리의 안상휘씨를 포함해 'SNL' 제작팀 전원을 부당하게 유인해 사직을 종용하고 쿠팡의 자회사에 채용함으로써,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불공정거래행위를 범했으며, 에이스토리는 이에 대해 금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에이스토리는 쿠팡에 대한 공정거래법 위반 신고와 함께, 안상휘 씨와 쿠팡 관계자에 대한 형법상 배임죄의 형사고소와 쿠팡 자회사의 'SNL 코리아' 시즌5 촬영 및 방송금지 청구를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