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대변인 출신 홍서윤 "민주당, 부끄러운 정당됐다""이재명, 본인도 3급 장애인라면서 간담회 한번 안 해"
  • ▲ 홍서윤 더불어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회 부위원장이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홍서윤 더불어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회 부위원장이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직자 출신 등 10명의 당원이 "민주당에 남은 것은 위선과 민주주의 껍데기"라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낙연 전 대표,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에 이어 민주당 내 탈당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홍서윤 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회 부위원장은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선언문을 대표 낭독해 "이 자리에 선 우리 장애인 당원 모두는 민주당을 떠나 미래로 나아가고자 한다"며 "지금의 민주당은 당내 민주주의가 실종되고 사당화 되어 결국 위선과 껍데기만 남은 부끄러운 정당이 됐다"고 말했다.

    탈당 선언문에는 민주당 소속 고관철·김민재·김하정·이춘우 전 전국장애인위원회 부위원장 등 총 10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도 장애인위원회 소속 당원들이 추가로 탈당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 부위원장은 "민주당에는 이제 노무현 정신이 없다. 장애인의 삶을 대변하는 척 시늉만 할 뿐 노무현의 가치는 실종된 지 오래"라며 "2020년 이해찬 전 대표께서 '선천적인 장애인은 어려서부터 장애를 갖고 나오니까 의지가 좀 약하다고 한다'는 차별적 발언에 장애인 당원들은 항의하고 개선을 요구했지만 끝내 사과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2년 연말 정부 예산안 심사 때 '장애인 권리 보장 예산이 중요하다'고 말하고선 이재명표 지역화폐 예산을 살리는 데만 앞장설 뿐 민주당은 장애인 권리 예산을 빠르게 포기했다"며 "민주당은 사회적 약자를 지킨다는 말로 장애인과 국민을 희망고문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표 체제 하에서 벌어진 민주당 극단 지지층들의 폭력적 팬덤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홍 부위원장은 "민생이 급하다, 상식적인 정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수박'이다, '반명이다'는 낙인을 찍어 조리돌림하는 문화가 공고해지고 있다"며 "스스로 만든 강령조차 지키지 못하는 정당이 국민들을 위해 어떤 정치를 할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말하는 '더불어'는 이 대표와 함께하는 기득권 정치인들의 친소 관계를 묘사하는 말에 가깝다"며 "상식적인 정치인들은 배척하고 신임 정치인들은 조리돌림하며 정치 도전자들 앞에 위선과 탈당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를 두고 공천권만 휘두르는 분열의 정치를 조장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개탄했다.

    이날 탈당을 선언한 일부 인사는 민주당 탈당파 3인(이원욱·김종민·조응천)이 만든 '미래대연합(가칭)'에 입당할 예정이다.

    홍 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지난 8일 숨진 고(故) 조연우 전국장애위원장에 대해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공식적인 애도를 표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기도 했다.

    그는 "공식적 애도 논평조차 없었고 발인하는 날 이 대표가 SNS에 메시지 쓴 걸로 안다. 공식적이라기보다 개인적이라 판단한다"며 "장애인위원회는 늘 민주당에서 소외됐다"고 토로했다.

    '탈당하기 전 이 대표에게 전한 말이 있느냐'라는 질문에는 "탈당 이전부터 이야기 전달할 과정이나 소통 창구가 없었다"며 "조연우 위원장 부고 소식을 당 사무총장, 지도부에 드렸음에도 어떠한 리액션이 없었다. 정말 소외감과 배제감을 통탄할 만큼 많이 느꼈다"고 답했다.

    홍 부위원장은 "이 대표가 당 대표 취임 이후에 한 번도 간담회를 가지지 못했다"며 "이 대표는 대선 당시 장애인들을 위한 공약을 내놨다. 본인도 3급 장애인이라고 말할 정도였는데 큰 실망감을 느낀다"고 했다.

    민주당 청년대변인 출신인 홍 부위원장은 '박지현 비상대책위원회'에서도 대변인을 지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