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친민주당 편향조사‥여권악재만 질문 던져"'함정취재 불법성 물타기' '민주당 프레임 기정사실화'
  • ▲ 지난 1일 신년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
    ▲ 지난 1일 신년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
    새해를 맞아 총선 등 정치 이슈를 중심으로 대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한 MBC가 지상파 3사 중 유일하게 '김건희 특검법'과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을 설문에 넣고, 여권에 불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교묘하게 질문지를 작성하는 등 더불어민주당에 편파적인 조사를 진행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MBC노동조합(3노조, 비상대책위원장 오정환)은 지난 2일 배포한 성명에서 "신년 여론조사를 실시한 지상사 3사 중 유독 MBC만 '정파성'을 드러냈다"며 "'특검법' 등 여권에 악재인 사안만 설문에 담고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등 민주당의 악재는 포함하지 않는 등, 정파적 시각으로 '총선 민심'에 영향을 미치려 한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였다"고 비판했다.

    MBC노조는 "여론조사 3꼭지 중 첫 번째 꼭지는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도'로 시작했는데, 사실상 김건희 특검법 대리공세였다"며 "3사 중 MBC만 유일하게 '대통령의 특검 거부권 행사에 대한 찬반의견'을 물었다"고 지적했다.

    MBC노조에 따르면 해당 질문은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규명하자는 특별검사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 방침을 밝혔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였다.

    여권이 주장하는 '거부권 행사 이유'는 묵살

    이와 관련, MBC노조는 "해당 설문에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규명하자'는 민주당의 주장은 포함됐으나, '총선개입용 악법' '실시간 혐의 브리핑' 등 여권이 주장하는 거부권 행사의 이유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며 "마치 민주당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같았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별도로 '김건희 명품백'에 대한 질문을 넣었다"고 지적한 MBC노조는 "장인수 전 MBC 기자가 연루된 불법 함정취재 보도에 대한 반성은커녕, 오히려 여론조사 문항에 넣어 공세에 나서겠다는 의도였다"며 "특히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몰래카메라 논란 중 무엇이 중요하냐?'는 질문으로 두 가지를 동등한 비교대상인 것처럼 취급했다"고 비판했다.

    이를 두고 "불법 함정취재 공작의 불법성을 물타기하겠다는 의도"라고 풀이한 MBC노조는 "일반인들은 함정취재의 의미와 폐해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기보다 '명품백 수수'라는 자극적 소재에 관심이 쏠리기 쉽다는 점을 이용한 악랄한 설문"이라고 혹평했다.

    MBC노조는 "사실 이같은 정치적 문항은 수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여론조사 설문에 포함할지 말지를 정하는 취사선택이 중요한 사안"이라며 "김건희 여사 관련 설문은 '이미 결과를 예상해서 기사를 써놓고 숫자를 끼워 맞춘 악질 여론조사'의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준석 신당' 창당 취지에 대한 견해만 물어

    MBC노조는 "이번 신년 여론조사에서 MBC와 SBS가 각 당에서 분화된 '신당 이슈'를 다뤘는데, 역시나 차이가 컸다"고 분석했다.

    MBC노조에 따르면 MBC는 신당 지지자들에게 "어느 신당에 투표할 의향이 있냐?"고 물으면서 '이준석 신당' '이낙연 신당' 등을 예로 들었다.

    그런데 이후에 별도 문항으로 이준석 신당의 창당 취지에 대한 견해만 물었을 뿐, 이낙연 신당은 별도로 거론하지 않았다.

    반면에 SBS는 이준석 신당에 대한 찬반의견, 이낙연 신당에 대한 찬반의견을 단순하고 공평하게 물었다.

    '한동훈은 尹 아바타' 민주당 프레임, 설문에 담아

    또한 MBC노조는 "MBC 여론조사 문항 중에는 정말 희한한 질문이 있다"며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이라고 소개했다.

    이를 가리켜 "기괴한 질문"이라고 비난한 MBC노조는 "무슨 드라마 시나리오를 쓰는가? 이런 막연한 감상평 같은 질문을 한 의도가 있을 것이다. 이는 3가지 선택지에 나타나 있다"고 짚었다.

    MBC노조는 "해당 설문의 선택지는 △'전보다 수평적이 될 것이다' △'차이 없을 것이다' △'전보다 수직적인 관계가 될 것이다' 등 3가지"라며 "이는 '한동훈은 윤석열 대통령의 아바타'라는 민주당 측 프레임을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성 질문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고 쏘아붙였다.

    "여론조사 문항은 보도책임자들 마음의 거울"이라면서 "아니나 다를까 그 음흉한 속내가 그 문항 속에 독한 악취를 풍기며 드러나 있다"고 비판한 MBC노조는 "4월 선거를 앞두고 편파보도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새해 첫날 여론조사부터 우려대로였다. 편파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용기만큼 그 결과에 책임질 각오도 함께 하기 바란다"고 성명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