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하 변호사의 '굿바이, 시리즈' 완결판범죄를 비호하는 국내 정치 현실 통렬 비판
  • '굿바이 범죄꾼(도서출판 지우출판 刊)'을 펴낸 저자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상대로 고발을 시작한 것은 2018년 5월 28일, 'KBS 초청 2018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회' 직후부터였다.

    당시 이재명 후보는 '친형을 강제입원 시키려고 한 적이 없다'는 등의 허위 발언을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를 토대로 저자가 이 대표를 고발한 사건은 10여 건이 넘는다.

    주목할 것은 저자가 이 대표를 고발한 시점이다. 그동안 이 대표와 관련된 다수의 혐의가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것은 '누군가'를 둘러싼 일당들이 서로를 길들이며 '악한 권력'을 키워나갔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 일당들은 안하무인이었다. 자신감이 붙은 일당들은 더 큰 악한 권력을 위해 성남시를 벗어나기로 했다. 성남시에서 통했던 그 많은 '거악'이 경기도에서도 통할 거라 여긴 때문인지 공영방송 초청 토론회에서 이 대표는 서슴없이 거짓말을 했고, 이를 포착한 저자는 그의 범죄 혐의를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이로써 그와 그를 둘러싼 내부자들의 만행은 서서히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대장동 사건'은 저자가 고발하지 않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 사건은 찻잔 속의 태풍에 지나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실체가 드러난 것은 저자가 고발했던 '형 이재선의 정신병원 강제 입원 사건'이었다. 재판이 진행되면서 대장동 사건 역시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대장동 사건은 뒤늦은 20대 대선 정국인 2021년에서야 폭발했다.

    그런 점에서 2018년 5월 28일의 'KBS 초청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회'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이 대표의 거짓말은 달궈진 '석탄 덩이'를 상대 후보에게 던진 듯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화상을 입은 것은 상대 후보가 아닌 이 대표 자신이었다.

    그날 이 대표가 집어 든 달궈진 석탄 덩이는 2002년에 그가 저지른 범죄 행위까지 소환시켰다. 변호사 신분으로 검사를 사칭해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수의처럼 그를 감싸고 있는 화려한 전과(前科) 이력이 그것이다.

    2018년 5월 28일 'KBS 초청 2018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회' 이후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죄로 재판을 받게 됐다. 1심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2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판결받아 자칫 경기도지사직을 잃을 상황이었다. 이 대표는 상고했고 대법관 4명의 소부에서 전원합의부로 넘어갈 무렵, 저자는 이 대표 측근에게서 나온, 항간에 나돌던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대법원에서 우리(이재명 대표 측)가 무죄를 받을 수 있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저자는 해머로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듯했다고 한다. 저자는 그 사건에 무죄 선고가 내려지면 안 된다는 신념으로, 당시 성남FC 사건을 고발한 이후에 자료를 모아 추가 고발하려 했던 것을 챙겨서 곽상도‧하태경‧정병국‧정점식 의원을 찾아갔다.

    당시 저자는 준비했던 자료를 건네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제가 드리는 이 자료를 가지고서라도 대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이 사건은 제가 고발했고, 법리상 무죄가 나오면 도저히 안 되는 사건인데 저는 결과적으로 무죄가 나올 것을 확신합니다. 그렇지만 어떡하든 이를 막아야 합니다. 만약에 상고가 기각되지 않고 무죄가 나온다면 이후 대한민국은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한 상황이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누구 하나 저자의 말에 관심을 두거나 귀 기울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 책은 무죄가 나올 수 없는 '누군가'의 범죄가 대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되며 대한민국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던 사건에 관한 내용이다. 이재선을 정신병자로 몰아 강제 입원시키려 했던 이 사건의 고발은 이 대표의 다른 무수한 사건들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했다. 이 사건을 고발하지 않아 이 대표를 법정에 세우지 않았다면 이 대표의 다른 사건은 조용히 덮였을 것이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친형인 이재선 회계사를 강제 입원시킬 것을 측근들과 모의하고 앰뷸런스까지 출동시켰던 그 사건을 저자는 낱낱이 공개했다.

    유쾌하지도 유익하지도 않은 범죄 이야기를 저자가 다시 들먹이게 된 것은 이 대표가 자신의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려 했던 사건이 현재 이 대표가 재판받고 있는 거의 모든 사건과 연관돼 있어서라고 말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대표가 친형에게 했던 수법은, 어제는 동지였지만, 오늘은 다른 길을 가는 다른 이들을 향해 쓴 수법과 복사한 듯 닮았다는 점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가해자였고 피의자였다가 현재 이 대표 사건 재판의 핵심 증인이 된 유동규의 생생한 고백도 이 책을 더욱 흥미롭게 하는 대목이다.

    저자는 이 책을 준비하는 내내 카라얀이 지휘하는 '아다지오' 중 알비노니를 듣는 듯 가슴이 미어지고 힘들었다고 한다. 이 대표의 측근이었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전형수 전 비서실장,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답 비리를 폭로한 시민운동가 이병철, 유한기, 김문기, 그리고 누구보다 정의로웠던 회계사 이재선. 그들의 삶은 대체 어떤 것이었고, 현재 내 삶은 무엇인가를 수없이 고민했다고 한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그분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그리고 대한민국의 시간을 바로잡기로 위해 다시 펜을 잡는 것이었다고 말하는 저자.

    그가 아무리 공포와 혐오를 조장해 자신의 성을 쌓았어도 그의 아슬아슬한 삶의 기록들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허망하게 열렸다. 자신에게는 블랙박스일지 모르지만, 그것을 지켜보는 정의로운 사람들 눈에는 흡사 판도라 상자였다. 현명한 국민은 끝내 이 대표를 대통령으로 선택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 유세 내내 자신을 지지하는 '누군가'에게 '대선에서 지면 감옥 간다'는 말을 했다. 물론 이 대표의 저의는 범죄 혐의 때문이 아닌, 정권의 탄압을 받아 감옥에 갈 것이라는 뉘앙스였다. 대선 패배 3개월 후, 이 대표는 '방탄 국회'에 입성하는 것으로 발등에 떨어진 불을 껐다.

    그러나 자신의 이득과 권력 추구를 위해 희생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그에 대한 민심은 폭발했다. 사건 관계자들이 연달아 사망하는 섬뜩한 사건에 국민은 돌아섰고 분노했다.

    권력이란 스스로가 도취해 자기 연민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다른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스스로에게도 '우아한 냉혹함'을 일깨우는 '선한 권력 의지'를 추구해야 하는 게 권력이다. 그것이 '권력'을 위임한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양심이다. 저자는 그런 덕목을 갖춘 사람만이 권력을 가질 자격이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그런 점에서 이 대표는 권력을 가질 자격이 없다고 단호히 말한다. 그러면서 이제는 대한민국의 법대로 그를 정리해야 할 시간이라고 강조한다. 그래야 국민이 편하고, 나라가 발전한다며.

    ◆ 저자 소개

    장영하 = 전북 정읍의 작은 마을에서 10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서울 숭문고등학교와 단국대학교 법학과를 졸업,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제13기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마산지방법원 판사로서 법조인의 삶을 시작했다. 마산지방법원 진주지원 판사를 거쳐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판사에 이르기까지 7년 반 동안 법원에서 근무했다. 법무법인 '디지털'의 대표 변호사로 30여 년간 경기도 성남시에서 일하고 있다.

    부모님의 가르침과 성실한 신앙인으로 그리고 법조인으로서 진실 위에 정의를 세우려는 신념은 평생의 숙원이다. 정치하는 이들의 '선한 권력 의지'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시대를 꿈꾸며, 2021년 12월 '굿바이, 이재명'을 출간해 국민의 많은 관심을 받고 종합 베스트셀러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