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출마 선언한 하태경, 최재형과 충돌최재형 "저 외에 종로 지킬 수 있는 사람 없어"'종로 험지' 발언에 "의원 있는 곳이 험지인가"
  • ▲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이종현 기자
    ▲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이종현 기자
    서울 종로구 출마를 공식화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종로구 현역의원인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에게 '양해를 받았다'고 발언한 가운데 정작 당사자인 최 의원이 불쾌함을 드러냈다. 

    최 의원은 2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하 의원이 '부산에서 불출마하겠다,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하고 당 현안에도 목소리를 내는 그런 상황이었다. 그래서 제가 밥 한번 먹자고 했다"며 "(하 의원에게) 수도권 험지 출마한다는데 어디를 염두에 두느냐고 물으니, '종로에 출마하겠다'고 했다. 전혀 예상을 못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어 "그 자리에서 제가 항의하거나 말리는 발언을 안 한 것을 양해했다고 표현을 하니, 어떤 분들은 양보라고 오해해서 지역구에서는 저한테 항의하는 분도 있다"면서 "양해라는 표현이 애매하지 않나. '너그러이 받아들인다' 이런 뜻인데 (하 의원) 본인이 그런 식으로 받아들여 '워딩' 하는 것은 좀 불편하다"고 언급했다.

    부산 해운대갑에서 3선을 한 하 의원은 지난 10월7일 내년 총선에서는 서울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정치적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험지 출마'를 시사했다. 

    하 의원은 험지 출마를 외쳤으나 27일 "종로에서 힘차게 깃발을 들고 우리 당 수도권 승리의 견인차가 되겠다"며 서울 종로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하 의원은 종로구 출마 선언 후 "최 의원님이 제가 도전한다는 말씀을 듣고 양해를 하겠다고 답변을 했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하 의원의 '양해를 했다'는 발언과 관련 "제가 거기서 화낼 상황은 아니지 않나"라며 "화내거나 말리지 않으니까 하 의원이 '신사적이다'라는 뉘앙스로 말하길래 당신이 나와 종로 출마 여부에 대해 상의하겠다고 하면 해드릴 말씀이 많은데, 평생 정치 하신 분이 여러 가지를 고려해 결정하고 나한테 이야기하는데 드릴 말씀이 있겠느냐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또 하 의원의 '종로는 험지'라는 주장에 "거기(험지)에 희생하는 정신으로 나가는 것이 험지 출마의 본 뜻"이라며 "현역의원이 있고 다들 나가고 싶어 하는 곳에 나가는 것을 과연 험지 출마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하 의원의 종로 출마에 대해서 종로 구민들이 굉장히 많이 화가 나 있다"고 지적한 최 의원은 "종로에 전혀 연고도 없는 상황에서, 또 현역의원이 어렵사리 당 조직을 추슬러가며 노력하고 있는데 본인(하 의원)이 나온다는 것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들이 많다"며 지역구 반응을 전했다. 

    최 의원은 그러면서 "지금 상황에서 저 이상 종로를 지킬 수 있을 만한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