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전환 가능성에 의정보고회서 尹 친분 과시김기현, "내 고향은 울산… 지역구 가는데 왜 시비"인요한 권고안 내주 혁신안으로 격상…지도부 보고
  •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오전 지역구인 울산시 남구에서 의정활동 보고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오전 지역구인 울산시 남구에서 의정활동 보고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역구인 울산 남구에서 의정보고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과의 친분을 거듭 강조했다.

    김 대표는 25일 울산 남구 달동과 선암동에서 3차례 의정보고회를 열고 "저는 대통령과 자주 만나 3시간씩도 이야기 한다. 하루에 3~4번씩 전화도 한다"며 "밤늦은 시간이더라도 밤 9시, 10시라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내 지역구가 울산이고 내 고향도 울산이고 지역구를 가는데 왜 시비인가"라며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구민들에게 (활동을) 보고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의정보고회에는 울산 울주군을 지역구로 둔 서범수 의원도 참석했다.

    김 대표는 "사람들을 큰 체육관에 오시라 초청하면 거기서 으샤으샤 할 때가 많았다"며 "4년 임기 마무리할 시점에 그렇게 할까 했는데, 그렇게 모아서 했다고 하면 세 과시했다 할까 봐 그러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의정보고회를 통해 울산 남구에서 다시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불편함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16일 인 위원장의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거침없이 하라는 신호가 왔다"는 발언에 "대통령을 당내 문제와 관련해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하며 혁신위와의 갈등을 드러냈다.

    앞서 인요한 혁신위는 지난 3일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친윤석열)계 의원을 향해 내년 총선 불출마나 수도권 험지 출마를 권고했다. 이 권고안은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 불체포특권 전면 포기,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공천 배제 등 희생을 키워드로 한 2호 혁신안과 함께 혁신위가 요구한 인적 쇄신 방안이다.

    인요한 혁신위가 잇따른 혁신안을 내놓았지만 김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침묵하고 있다. 혁신위가 지목한 중진·친윤 의원들은 연이은 의정보고회나 대규모 지역구 행사를 열며 혁신위의 권고안에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국민의힘 5선 의원인 주호영 의원은 지난 8일 대구 수성갑 지역구에서 의정보고회를 열었고, 부산 사상구를 지역구로 둔 3선 장제원 의원은 11일 경남 함양체육관서 자신의 외곽 후원단체인 여원산악회를 불러 행사를 개최했다. 장 의원은 행사에서 "알량한 정치인생 연장하면서 서울 가지 않겠다"고 인 위원장의 혁신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혁신위는 국민의힘의 쇄신을 요구하며 압박에 나섰지만, 오히려 내부 갈등이 드러나면서 혁신 동력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혁신위는 내주 권고안을 혁신안으로 격상해 지도부에 보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