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희생 권고안' 의결 시점 두고 혁신위 내 의견 분분"혁신위는 시간끌기용" 발언에 혁신위원 3명 사퇴론 불거져혁신위 "사의 표명한 바 없다" 일축하며 해프닝으로 마무리
  •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10차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10차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60일의 활동기한 중 이제 막 반환점을 돈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존립 위기에 처했다.

    혁신위가 당의 쇄신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공전을 거듭하자 최후통첩을 날리며 존재감 과시에 나섰지만, 일부 혁신위원의 사퇴설이 불거지는 등 '사분오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다.

    국민의힘 혁신위는 24일 '박소연·이젬마·임장미 혁신위원 사퇴설'을 일축하며 해프닝으로 마무리지었다.

    혁신위는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고 일부 언론에 보도된 3명의 혁신위원과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오늘 오찬을 하면서 확인한 바, 3명의 혁신위원이 사의 표명을 한 바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혁신위는 지난 23일 회의에서 당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계 의원의 희생을 요구하는 안건 의결 시기를 두고 격론을 벌였다. 일부 혁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의결하는 방안을 강하게 주장했지만,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시간을 좀 더 주고 지켜보자"는 제안에 따라 의결을 미뤘다.

    이후 인 위원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일단 한 주 시간 더 주고, 다음주 정식으로 의결해 최고위로 송부하자는 결론을 내렸다"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렸다.

    그런데 김경진 혁신위원이 이날 비공개 회의 도중 "외부에서 온 위원들은 잘 모르겠지만 혁신위는 김기현 지도부 체제 유지를 위한 시간끌기용"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이것이 일부 혁신위원들의 불만을 사서 '사퇴설'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다만 김 위원은 통화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한 것 같다"면서도 "그 이야기가 나오게 된 전체적인 맥락은 알려진 것과 조금 다르다"고 해명했다.

    김 위원은 "혁신위 권고안에 대해 김기현 대표가 결단할 수 있는 시간을 주자는 의도였다"며 "권고안을 혁신안으로 바로 의결하지 않고 다음주로 미뤄 김 대표에게 시간을 벌어주자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혁신위가 당 쇄신을 거듭 요구하며 압박에 나섰지만, 내부 갈등이 고스란히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혁신위의 동력은 더욱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

    혁신위 관계자에 따르면, 23일 회의에서 "당장 활동을 종료하자"는 주장이 제기될 정도로 혁신위 활동에 회의적 견해를 가진 위원들도 있었다.

    혁신위는 이미 한 차례 '무용론'과 '조기 해산설'이  불거진 상태다. 혁신위의 혁신안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의 '침묵'이 길어지면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대사면'을 골자로 하는 1호 안건만 의결한 뒤 2, 3, 4호 안건에는 호응하지 않고 있다.

    혁신위를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자 국민의힘 내에서도 눈총을 사고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혁신위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며 "인요한 위원장이 혼자 여러 지역 다니고 다양한 사람 만나는 것에 만족하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 그냥 '나 혼자 산다'를 찍고 있는 것이다. 기대할 것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