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향해 총선 슈퍼 빅텐트 띄웠으나…이상민 외엔 호응 없어지도부 논의 없이 김기현이 발표…인요한 압박에 돌파구 모색용김기현, 울산 출마에 "답변드렸다"…당내선 결단의 시간 임박 관측
  • ▲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가 지난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가 지난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비명계를 겨냥해 '슈퍼 빅텐트'를 띄웠으나, 당 안팎에서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당내 지도부와도 사전에 논의하지 않았던 발언인 것으로 나타났고, 인요한 혁신위원장으로부터 총선 불출마·험지 출마 압박을 받자 '돌파구' 모색에 나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22일 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김기현 대표가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언급한 '슈퍼 빅텐트'는 지도부와 사전 교감 없이 발표된 것이다. 한 지도부 인사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사전회의 때 빅텐트 관련한 말도 없었고, 김 대표가 모두발언으로 혼자 짤막하게 써왔다"며 "그날 김 대표가 초록색 넥타이를 맸는데 (빅텐트에 맞는) 상징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연 확장은 모든 정당이 총선을 앞두고 가야 할 길로 꼽히지만, 당 내부에선 김 대표가 다른 지도부와 논의도 없이 슈퍼 빅텐트를 내건 것은 결국 본인의 정치 돌파구를 만들기 위함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대표적인 비명계인 이상민 민주당 의원이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초청으로 강연하고 '12월 초 결단'을 예고했지만, 이 의원을 제외하곤 김기현 대표의 빅텐트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비명계 의원모임인 '원칙과 상식'에 참여하고 있는 윤영찬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슈퍼 빈 텐트"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대표가 띄운 빅텐트가 실현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지난 3일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 의원들은 내년 총선에서 불출마하거나 험지에 출마하라고 권고한 후 19일이 지났지만, 김기현 대표는 좀처럼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울산에서만 4선을 한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울산 남구을 재출마에 대해 "이미 답변드렸다"고 즉답을 피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오는 12월 중순쯤 공천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당무감사위원회는 오는 27일 전국 253개 당원협의회 중 사고 지역을 제외한 209개 당협에 대한 감사 결과(현역의원·원외 각 1위)를 발표한다. 김 대표가 결단을 미룸과 동시에 총선 준비에 돌입하면서 사실상 내년 선거에서의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부에선 총선이 다가올수록 김 대표에게 가해지는 압박 강도가 세져 결국 결단의 시간이 올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혁신위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김기현 대표가 꺼내든 쇄신책으로,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가 권고안에 그치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당 대표가 욕심을 낸다는 당 안팎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오신환 혁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혁신안이나 권고안을 당 지도부가 받아들이고 당이 주체가 돼서 실천할 때 그것이 혁신의 완결"이라고 강조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재 당 지도부는 공허한 상태다.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다"며 "(총선을 치르려면) 지도부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