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남석 헌재 소장 퇴임… 양대 사법 수장 공백사태 '현실화'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10일 퇴임하면서 최고 사법기관인 헌재와 대법원의 수장 자리가 동시에 공석으로 남게 됐다.

이날 오전 11시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유 소장의 퇴임식이 열렸다. 유 소장은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며 뚜렷한 진보 성향이다. 2017년 11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됐으며, 2018년 9월21일 헌재 소장에 취임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0월18일 유 소장 후임으로 이종석 헌법재판관을 지명했고, 같은 달 25일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임명동의안이 회부됐다.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오는 13일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다.

청문회가 열리더라도 국회가 청문보고서 채택 등을 미루거나 임명동의안이 부결된다면 헌재 소장 공백상황은 더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의 극한대립과 더불어민주당의 발목 잡기 탓에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이 빠른 시간 내에 이뤄지지 않아 소장 공백이 최소 2~3주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헌재는 7일 이내에 재판관회의를 소집해 소장권한대행을 정해야 한다. 그 전에는 선임 재판관인 이은애 재판관이 권한대행을 맡는다.

헌재 소장의 취임이 늦어진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헌재는 2006년 퇴임한 윤영철 3대 소장부터 2018년 퇴임한 이진성 6대 소장까지 후임자가 제 시기에 취임한 사례가 없는 상황이다. 특히 2017년 박한철 소장이 퇴임하고 이진성 소장이 취임할 때까지는 무려 296일이 걸리기도 했다.

유 소장은 퇴임식에서 "그동안 재판소 구성원들이 열성을 다한 결과 많은 결정들을 할 수 있었다"며 "이제는 국민과 역사의 평가를 겸허하게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법원도 47일째 안철상 대법원장권한대행 체제로 운영 중이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지난 9월24일 퇴임했지만 지난 10월6일 대법원장후보였던 이균용 서울고법 부장판사 임명동의안이 부결됐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차기 대법원장후보자로 조희대 전 대법관을 새로 지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