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만배, 대장동 의혹 차단 위해 곽상도 부자에게 뇌물 제공"

대장동 개발사업에 도움을 주는 대가로 거액을 약속받았다는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대장동 관련 언론의 의혹 제기를 차단하기 위해 곽상도 전 의원에게 거액의 뇌물을 건넨 것으로 판단했다.

8일 연합뉴스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0월31일 곽 전 의원을 추가 기소하면서 김씨가 곽 전 의원 부자에게 뇌물을 전달한 경위를 구체화해 공소장에 적시했다.

검찰은 구체적 경위와 전후 정황, 곽 전 의원 부자를 비롯한 관계자들의 발언 등 보강수사를 통해 확보한 증거들을 21쪽 분량의 공소장에 포함했다.

검찰은 공소장에 "김만배는 향후 대장동 개발사업에 관한 국민의힘 부동산특위의 조사 무마, 정치권과 언론의 의혹 제기 차단, 관련 형사 사건에 대한 영향력 행사 등 편의 제공을 기대하면서 그 이전부터 논의가 있었던 50억원을 아들의 성과급으로 가장해 한 번에 지급하기로 곽 전 의원 부자와 합의했다"고 적었다.

검찰은 2020년 10월 대법원의 이 대표를 대상으로 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무죄 취지 판결, 2021년 3월 불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그 배경으로 들었다.

이 대표가 이른바 '친형 강제입원' 발언과 관련해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은 후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하자 그의 치적으로 홍보되는 대장동사업을 향한 세간의 관심이 높아졌고, 이에 김씨는 민간업자들의 천문학적 이익이 알려지는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이어 'LH 사태'로 국민의힘이 부동산특위까지 구성했고, 김씨는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리기 위해 특위 위원으로 직무상 관련이 있던 곽 전 의원에게 뇌물을 줬다는 것이 검찰이 적시한 내용이다.

검찰은 곽 전 의원과 아들 병채 씨가 뇌물 수수를 공모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제시했다.

2021년 3~4월 병채 씨가 성과급을 기존 5억원에서 50억원으로 늘리는 계약서를 작성하는 자리와, 부풀린 업무 실적 보고서를 작성하는 자리에서 곽 전 의원과 통화했다는 것이다.

또 2020년 4월 병채 씨가 "아버지에게 주기로 했던 돈을 어떻게 하실 것이냐"는 취지로 묻자 김씨가 여러 번에 나눠 주겠다는 취지로 대답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은 2015년 김씨가 곽 전 의원 집으로 찾아가 병채 씨의 화천대유 입사를 제안했고, 부자가 순차 승낙했다고 봤다.

앞서 병채 씨는 곽 전 의원의 뇌물수수 혐의 1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인터넷에 성남도시개발사업과 성남의뜰을 검색해 알게 됐다"며 "이후 채용정보 사이트를 통해 정식 과정을 밟아 입사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곽 전 의원은 1심에서 알선수재·뇌물수수 혐의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사건 항소심은 재판은 다음달 19일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