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우리와 같아 보이지 않는다" 비아냥… 인요한 "조금 섭섭했다"나종호 예일대 의대 교수 "명백한 인종차별… 미국서 그러면 당장 퇴출"강사빈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도 "이준석, 인종적 편견인가" 날 세워
  •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4일 오후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열린 이준석 전 대표, 이언주 전 의원이 진행하는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있다. 이날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토크콘서트를 지켜보고 자리를 떠났다. 이 전 대표와 별도의 대화는 없었다. ⓒ연합뉴스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4일 오후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열린 이준석 전 대표, 이언주 전 의원이 진행하는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있다. 이날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토크콘서트를 지켜보고 자리를 떠났다. 이 전 대표와 별도의 대화는 없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을 만나기 위해 부산을 방문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게 공식 석상에서 영어로 응대한 것을 두고 '인종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등 부적절했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인 위원장은 지난 4일 이 전 대표를 만나기 위해 부산 경성대 중앙도서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 참석했다. 인 위원장은 객석 맨 앞에 앉아 있었고, 본격적인 행사 시작 전 진행자의 제안으로 이 전 대표가 인 위원장에게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다. 이 전 대표가 비아냥대듯 인 위원장의 영어 이름을 부르며 발언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마이크를 잡은 이 전 대표는 줄곧 영어로 "미스터 린턴(Mr. Linton)" "당신은 오늘 이 자리에 올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 "우리의 일원이 됐지만, 현재로서는 우리와 같아 보이지 않는다" "환자는 서울에 있다"는 등 날 선 발언을 토해냈다.

    인 위원장은 당시 현장 분위기를 고려해 "영어를 나보다 훨씬 잘하는 것 같다"고 웃어 넘겼지만, 다음날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조금 섭섭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나종호 미국 예일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조교수는 이 전 대표의 언행과 관련해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동생이 정신과 의사인 걸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정신과 환자들 비하하는데 조언 안 하나"라며 "끝도 없는 조롱과 비하, 분열과 혐오의 정치는 이제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교수는 또 5일 게시글을 통해서는 "미국에서 나고 자란 아시아계 미국인에게 가장 쉽게 상처를 주는 말은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이다. 실제로 아시아계 미국인에게 인종차별로 가장 쉽게 쓰이는 표현"이라며 "이준석이 인요한 위원장에게 Mr. Linton이라고 하며 영어로 응대한 것은 이와 같은 맥락의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 교수는 "한국계 미국인 2세에게 한국계라는 이유로 미국의 유력 정치인이 공개석상에서 한국어로 이야기를, 그것도 비아냥대면서 했다면 그 사람은 인종차별로 그날로 퇴출될 것"이라며 "정치 이야기를 하긴 싫지만, 정치인으로서 자격미달이고 공개 사과해야 할 사건"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민의힘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강사빈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4일 페이스북에서 "인 위원장은 특별귀화 1호다. 60여 년간 한국에서 산 전남 순천 태생의 한국인"이라며 "이런 인 위원장에게 영어로 응대한 건 이 전 대표가 인종적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게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