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서울 편입' 국민의힘, 메가시티 논의 급물살… 의원입법 예고'총선전략' 지적엔 "지역 숙원 챙긴다는 의미"… 윤재옥, 일단 선 그어"메가시티가 시대의 트렌드" 긍정적 분위기… "숙의 거쳤어야" 신중론도
  •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경기도 김포시를 서울특별시로 편입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광명·구리·하남·부천·고양시 등 서울 인접 도시까지 서울로 편입하는 방안이 당 안팎에서 거론된다.

    이를 두고 수도권 위기론을 의식한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총선용 공약'이라는 해석에는 일단 거리를 뒀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31일 오전 국회에서 "서울 주변 도시의 경우 주민의 의사를 존중해서 생활권과 행정구역이 일치되도록 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는 원칙 아래 주민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해서 처리하는 것이 옳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김 대표는 30일 김포에서 열린 '수도권 신도시 교통대책 마련 간담회'에서 김포시를 서울시에 편입하는 내용의 '메가 서울' 구상을 내놨다. 김 대표가 이날 당론 추진 의지까지 피력한 만큼 원내에서는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상황이다.

    윤 원내대표는 31일 당 원내대책회의 후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과 관련해 특별법 형태의 의원입법을 예고했다.

    윤 원내대표는 "당에서 판단한 결과 김포는 서울로 편입하는 것이 지역주민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결론을 내려서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며 "정책위에서 검토할 것으로 알고 있고, 아무래도 '의원입법'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

    다만 김포와 더불어 광명·구리·하남·부천·고양시의 서울시 편입이 거론되는 것을 두고는 아직 이르다는 견해를 분명히 했다.

    윤 원내대표는 "현재 단계로서는 김포를 우선적으로 (서울 편입을) 생각했다"며 "나머지 지역은 지역민의 요구가 있거나 시의 요구가 있을 때 적극적으로 검토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윤 원내대표는 또 내년 총선을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지적에 "총선전략이라고 붙이기보다는 지역주민의 숙원을 당이 선제적으로 챙기겠다는 의미"라며 "선거를 앞두고 요구사항을 정당 입장에서 응답하는 것이 의무이기도 하다"고 에둘렀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메가 서울' 추진을 두고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기존의 대도시가 주변 도시를 편입하면서 국가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기류가 흐르는 반면, 논의가 더 필요하다며 섣부른 정책 발표는 옳지 않다고 보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메가시티가 시대의 트렌드다. 예를 들어 상하이·베이징 같은 데를 보면 2000만, 3000만 명 이렇게 간다"며 국민의힘 결정을 환영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본지에 "정책을 위한 '빌드업'(Build-up)이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정책이 국민 앞에 나오기까지 엄청난 숙의의 과정이 필요한데 이 과정이 생략됐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번 정책의 경우 국민의힘이 얼마나 불친절한지 보여주고 있다"며 "중요한 정책을 무작정 띄우기보다 국민에게 미리 설명하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지 않았나 싶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