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교한, 특별 귀화 1호 주인공… 인선난 겪었지만 끝내 외부 인사 선임김기현 "혁신위 제반 사항 전권 갖고 자율적 판단" 힘 실어주며 쇄신 의지혁신 범위에 '공천권' 촉각…"경계 없이 모든 걸 포괄" 가능성 열어놔
  • ▲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이종현 기자
    ▲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당 쇄신을 이끌 혁신위원장에 '특별 귀화 1호'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를 인선했다.

    김기현 대표는 혁신위 성공을 위해 혁신위 명칭과 역할, 기능 등 전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다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까지 전권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에는 당 지도부가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조심스러운 견해를 내놨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는 23일 국회에서 회의에서 인요한 교수 혁신위원장 인선안을 의결했다. '푸른 눈의 한국인'으로 불리는 인 교수는 19세기 개항기 미국에서 건너온 유진 벨 선교사의 증손자로 1959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났다.

    인 교수 가문은 4대째 대를 이어 한국에서 교육 및 의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 교수는 2012년 대한민국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특별 귀화 1호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2012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에서 국민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김기현 대표는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로 이후 당 변화를 위해 야심 차게 혁신위를 띄웠지만, 그간 제안했던 인사들이 끝내 직을 고사하는 등 인물난을 겪었다. 인 교수는 고심 끝에 전날(22일) 밤 김 대표에게 혁신위원장 수락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지도부 일각에서 하태경 의원과 윤희숙 전 의원 등 당 사정에 밝은 내부 인사를 추천했지만, 김 대표는 외부 인사가 제대로 된 혁신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김 대표는 "혁신위원장은 우리 당 쇄신 의지를 가늠하는 자리"라며 "우리 당의 약점을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일반 국민의 시각에서 진단해 개혁을 이뤄내고, 취약지역과 취약계층에 대한 소구력을 높이는 일이 무엇보다 우선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려면 당 안의 시각보다 당 밖의 시각이 더 정확하고 객관적"이라며 "우리 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 지향점에 대한 이해와 공유가 기본적으로 바탕이 돼야 한다는 점도 깊이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당 안팎에서 전권을 강조한 만큼 김 대표는 혁신위에 모든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표가 띄운 '김은경 혁신위'는 민주당의 변화를 앞세우며 출범했지만, 혁신위가 내세운 '불체포 특권 포기' 당내 거부 논란, 대의원 권한 축소 제안으로 인한 '이재명 지키기' 비판 등 갈등을 불러일으키며 조기에 활동을 접었다.

    김 대표는 "혁신위는 위원의 구성, 활동 범위, 안건과 활동 기한 등 제반 사항에 대해 전권을 갖고 자율적·독립적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가 변화하지 않으면 공멸한다는 절박한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라며 "옷만 바꿔 입는 환복 쇄신이 아니라, 민심과 괴리된 환부를 과감히 도려내는 것에 모두 동참해 진정한 쇄신과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하 당 수석대변인도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 명칭, 역할, 기능 등 전권을 (당에서) 위임했다는 취지로 김기현 대표가 말했다"며 "향후 위원 구성도 혁신위원장이 권한을 갖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공천권'까지 혁신위가 전권 범위를 넓힐지는 향후 활동에 따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개인적으로 판단하기로는 (지도부가) 얘기한 혁신, 인재영입, 공천은 다소 구분돼야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면서도 "범위와 역할을 다 열어놓고 (혁신위에) 전권을 주기로 했으니 인요한 위원장께서도 의견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을) 제시하신다면 충분히 얼마든지 범주를 넘나들며 활동할 수 있을 거로 본다"며 "혁신위가 경계 없이 모든 걸 포괄할 수 있다고 해석해도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