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립합동군사연구소 16일 '러시아로 향하는 북한의 비밀 보급로' 보고서 발간"러시아 화물선 두 척, 7월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방북 이후 이례적 여정""앙가라호, 러시아·북한 최초 3번 왕복… 마리아호는 9월, 10월에 1번씩 왕복"
  • ▲ 두나이와 북한 나진항 상공에서 촬영된 수십 장의 위성사진에 포착된 앙가라(Angara)호와 마리아(Maria)호의 이동경로.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보고서
    ▲ 두나이와 북한 나진항 상공에서 촬영된 수십 장의 위성사진에 포착된 앙가라(Angara)호와 마리아(Maria)호의 이동경로.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보고서
    러시아와 북한이 최소 5차례 무기 거래를 했다는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보고서가 나왔다. 앞서 미국이 공개한 '러시아와 북한의 컨테이너 1000개 분량 무기 거래' 정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내용이다.

    영국의 국제 안보 싱크탱크인 RUSI는 16일(현지시간) '러시아로 향하는 북한의 비밀 보급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몇 달간 러시아가 북한 군수품을 대규모로 운송하는 수 십장의 위성사진이 포착됐다.

    보고서는 지난 7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방북 이후, 러시아 화물선 두 척이 이례적인 여정을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이들의 목적지는 러시아 동부 외딴 지역에 위치한 두나이(Dunai)의 한적한 항구에 자리 잡은 해군 시설이었다고 한다.

    이곳은 과거 냉전시기 CIA(미 정보국)에 의해 '소련의 잠수함 기지'로 확인된 시설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몇 달 동안 두나이와 북한 나진항 상공에서 촬영된 수십 장의 사진에는 앙가라(Angara)호와 마리아(Maria)호가 북한 무기를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수백 개의 컨테이너를 반복적으로 운반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특히 보고서는 이들 선박이 AIS(선박자동식별장치)를 끄고 운항했다고 지적했다. 앙가라호는 러시아와 북한을 최초 3번 왕복했고, 마리아호는 9월에 1번, 10월14일에 1번 왕복했다고 보고서는 부연했다.

    또한 보고서는 앙가라호를 소유하고 있는 회사가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무기 수송이 적발돼 미국의 제재를 받은 기업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앙가라호는 과거 오션 에너지(Ocean Energy)라는 이름으로 러시아 탱크를 이라크로 운송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앞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13일 "최근 몇 주 동안 북한이 러시아에 컨테이너 1000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며 관련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에는 북한 나진항에 약 6m 표준 규격의 해상 운송 컨테이너 약 300여 개가 적재돼 있는 모습(9월7~8일), 러시아 선적 앙가라(Angara)호가 컨테이너를 싣고 러시아 동부 두나이항에 정박한 모습(9월12일), 컨테이너를 실은 열차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인 티호레츠크의 탄약고에 도착한 모습(10월1일)이 담겼다.

    커비 조정관은 "북한은 지원에 대한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전투기와 지대공 미사일, 전차, 탄도미사일 생산 장비, 기타 물자 및 첨단기술을 포함한 군사적 지원을 받고자 한다"고 말했다.

    우리 국방부도 "백악관이 공개한 러시아-북한의 해상 컨테이너 운송 정황은 사실이고 한미 공조 하 지속 추적하고 있던 사안"이라며 "컨테이너 적재량을 고려해 러시아가 가장 필요로 하는 포탄의 양으로 추산하면 수십만 발에 해당하는 규모로 평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