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강서구청장선거 패배 원인으로 '안철수 막말' 주장안철수 "이준석 내보내고 유능한 새 청년들 대거 영입해야"
  •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이준석 전 대표 제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이준석 전 대표 제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이 전 대표가 강서구청장보궐선거 유세 현장에서 안 의원이 막말을 해 선거에서 패배했다고 주장하자, 대선에서의 내부총질을 문제 삼으며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안 의원은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이준석을 내보내기 위해 자발적인 서명운동에 동참해준 1만6036분의 국민과 함께 당 윤리위에 이준석 제명 징계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오랜 기간 악연을 이어온 안 의원과 이 전 대표는 최근 강서구청장보궐선거 참패를 두고 '네 탓' 공방을 벌였다. 앞서 안 의원은 지난 9일 강서구청장선거 유세 과정에서 한 시민이 "XX하고 자빠졌다"고 말하자 "XX하고 자빠졌죠"라고 웃으며 받아쳤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지난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강서구청장선거 패배 원인으로 "1번 윤석열 대통령, 2번 김기현 대표, 3번 유세차 올라가서 막말 한 안철수 대표"라며 "(안 의원이) 갑자기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 디스한다고 XX하고 자빠졌죠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런 막말이 선거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안 의원을 저격한 것이다.

    그러자 안 의원은 지난 14일 1만 명을 목표로 이 전 대표의 제명을 요구하는 대국민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안 의원은 서명에 참여한 1만6036명의 명단을 당에 전달하고, 일주일간 서명운동을 추가 진행한 뒤 최종 명단을 낸다는 계획이다.

    안 의원은 "이준석은 시민이 저에게 욕설한 부분은 쏙 빼고, 제가 진교훈 후보에게 막말해서 선거 패배에 큰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가짜뉴스를 퍼뜨렸다"며 "이준석이 우리 당에 저지른 가짜뉴스 사건은 선거방해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이어 "이번 선거 이후 당의 혁신 과제 1호는 당을 망치는 사람을 뽑아내고 좋은 분들을 모셔와 확장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민주당보다 더 우리 당을 비난하고 비아냥거리며 내부의 분란을 조장하면서, 우리 당이 선거에서 몇 퍼센트 질 것이라고 잘난 체하는 나쁜 사람들은 몰아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대표적으로 이준석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자기 힘으로 만들었다는 독선에 빠져 갈등을 빚다 징계를 당하고도 방송 출연을 통해 당을 비아냥거리고 조롱하면서 내부총질만 일삼는 오만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며 "박근혜정부의 은덕을 입고 어린 나이에 정치에 입문해 당 쇄신을 위해 치켜세우고 대접해줬더니 오만방자함이 극에 달했다"고 질타했다.

    "이준석을 내버려두면 내년 총선에서도 당에 또 내부총질할 것이고, 가짜뉴스를 생산하며 방송에 출연해 당을 비아냥거리고 조롱할 것"이라고 장담한 안 의원은 "지역구 본인 선거도 예측 못하는 마이너스 3선인 이준석이 강서구청장선거 패배에서 갑자기 도사급으로 취급받는 모습은 참으로 기묘하다"고 꼬집었다.

    안 의원은 "이제 이준석은 당에서 내보내고, 국민께서 좋아하실 만한 유능하고 도덕적인 새로운 2030 청년들과 실력 있고 명망 있는 신진 정치인들을 대거 영입하는 확장정치를 해야 한다"며 "당에 있는 나쁜 사람들은 몰아내고 좋은 분들을 모셔와 확장정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과 이 전 대표는 정치권의 대표적 악연이다. 두 사람은 2016년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선거에서 맞붙었고, 2018년에는 바른미래당 후보 공천을 두고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유승민계와 이 전 대표 공천을 반대하는 안철수계 인사들이 충돌하며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안 의원이 자신을 윤리위에 제소한 것과 관련 "저는 아픈 사람은 상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자 안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제명을 막고 탈당할 명분을 찾는 악마의 눈물 쇼"라며 "주말 밤 사이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제명운동 불길이 너무 뜨거워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나보다. 그가 연기한 악마의 눈물 쇼와 궤변을 들으며 다시 한번 이준석이 제명돼야 당이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재차 강조했다.

    윤리위가 이 전 대표 징계안을 회부할 경우 수위는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유 △제명 중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