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전·현직 참모진 32명 출마 채비… 수도권 험지 도전은 '10명 안팎'

내년 4·10총선이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용산 대통령실 참모진이 본격 출마 채비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다만 여권 내에서 강서구청장보궐선거 패배로 '수도권 위기론'이 가시화한 가운데, 대통령실에서 수도권 도전에 나서는 출마 예상자는 30여 명 가운데 10명 안팎인 것으로 파악된다.

1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제22대 총선에 나설 대통령실 직원들은 국회 국정감사 종료일인 이달 27일에서 겸임 위원회인 운영위원회 국정감사가 끝나는 다음달 8일 전후로 용산을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수석급에서는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11월 초 용산을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강 수석은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던 서울 마포갑 재도전이 예상되기도 했지만, 고향인 충남 홍성-예산 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비서관급에서는 지난 9월 명예퇴직을 신청한 서승우 자치행정비서관이 이달 종감일 이후 퇴직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 비서관은 고향인 충북 청주-청원구 출마를 준비 중이다.

행정관급에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손자인 김인규 전 정무수석실 행정관(부산 서-동)과 시민사회수석실의 이창진 전 행정관(부산 연제)이 추석 직후 대통령실을 떠나 총선 준비에 돌입했다.

또 홍보기획비서관실과 대외협력비서관실에서 근무한 전지현 행정관은 오는 20일 총선 준비를 위해 용산을 떠난다. 전 행정관은 변호사(사법시험 41기) 출신으로 2016년부터 각종 방송에서 시사평론가로 활동했으며 경제사회연구원 이사,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쳤다. 전 행정관은 수도권 험지 도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법률비서관실의 김찬영 행정관은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 사이 대통령실을 떠나 경북 구미 출마에 나선다. 김 행정관은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등에서 활동했으며 대통령직인수위를 거쳐 대통령실에 입성했다. 김 행정관은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주진우 법률비서관의 신임을 받는 것으로도 평가받는다.

정무수석실의 배철순 행정관과 허청회 행정관도 다음달 초 퇴직할 것으로 알려졌다. 빅데이터 전문가로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실장을 역임하는 등 정통 당료 출신인 배 행정관은 연고지인 경남 창원 의창구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 행정관의 경우 국회보좌관 출신으로 국회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허 행정관은 지난 총선에서 도전했던 경기 포천·가평에 재출마할 예정이다.

추석 연휴 전 본지가 파악한 출마 예상 전·현직 대통령실 참모진은 28명이었지만, 퇴직 시한이 다가오면서 선거 준비를 위해 움직이는 참모진의 윤곽은 더 늘고 있다. (전·현직 대통령실 참모진 28명… '윤심(尹心)' 등에 업고 총선 채비)

김기흥 부대변인도 인천 연수을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 부대변인은 19년간 KBS에서 기자로 활동했으며, 윤 대통령의 정치 참여 선언부터 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원년 멤버다. 지난 4월에는 윤 대통령의 임명으로 행정관에서 부대변인으로 발탁됐다. 당초 출마 여부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혀왔지만, 최근 출마로 가닥을 잡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정부 출범 직후 대통령실 대변인을 맡았던 강인선 해외홍보비서관의 경우 여권에서 비례 또는 서울 강남지역 차출설이 거론된다.

부속실의 김보현 행정관도 수도권 출마(김포갑)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재까지 파악된 32명의 전·현직 대통령실 출마 예상자 가운데 수도권 출마가 유력한 경우는 12명 정도다.

강인선 해외홍보비서관(비례 또는 서울 강남)과 김기흥 부대변인(인천 연수을), 전지현 행정관(수도권), 김보현 행정관(김포갑)을 비롯해 분당을 또는 수도권 출마가 예상되는 김은혜 홍보수석, 전희경 정무1비서관(의정부갑), 이원모 인사비서관(수도권), 정무수석실의 허청회 행정관(포천), 시민사회수석실의 김성용 행정관(서울 송파병), 여명 행정관(서울 동대문갑), 김대남 행정관(용인 처인구), 이승환 전 정무수석실 행정관(서울 중랑을) 등이다.

지난 총선에서 서울 영등포갑에 도전했던 강명구 국정기획비서관의 경우 영등포갑 재출마 또는 고향인 경북 구미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편,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용산 낙하산' 또는 '차출설'에는 선을 긋는 분위기다.

총선 출마를 고심 중인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출마에 뜻이 있는 사람 중 대통령실 출신인 것을 앞세워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본다"며 "오히려 '용산 출신'이기 때문에 역차별 또는 강한 견제를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한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현재 대통령이 총선이나 여권 현안에 먼저 나서서 언급하는 일은 거의 없다"면서도 "(대통령이) 원래 원칙과 공정성을 중시하는 것은 다 알려진 것 아니냐"며 윤석열 대통령이 '경선 원칙'을 우선시하는 점을 에둘러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