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2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열린 회담에서 공격 승인 내려"이란 "팔레스타인 자체적으로 취한 조치… 대응에 관여하지 않았다"美 "(이란·하마스)오랜 기간 관계 맺어 와… 배후 증거는 보지 못해"
  • ▲ 7일(현지시각)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뉴시스
    ▲ 7일(현지시각)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뉴시스
    이스라엘을 급습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배후로 이슬람 시아파의 맹주인 이란이 지목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하마스 고위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란 안보 당국자들이 7일 시작된 하마스의 이스라엘 대규모 공격 작전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왔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이란은 2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열린 회담에서 공격에 대한 승인을 내렸다"면서 "이란혁명수비대(IRGC) 장교들이 8월부터 하마스와 협력해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지상·해상·공중 침공 계획을 세웠다"고 WSJ에 부연했다.

    WSJ에 따르면, 이스라엘 공격 작전의 세부사항은 헤즈볼라를 포함해 이란이 지원하는 4개 무장단체 대표와 IRGC 간부들이 베이루트에서 여러 차례 회의를 거치며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하마스에 무기를 제공하고 훈련을 돕는 방식으로 수년간 하마스를 지원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이번 기습 역시 사전에 이란과 의견을 나눈 것 아니냐는 의심이 짙어지고 있다.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이날 회견에서 "우리는 시리아와 레바논에서 (이란이) 이스라엘을 둘러싼 다른 테러 군사조직 리더들과 회의한 사실을 알고 있다"며 "우리 지역의 이란의 대리인들은 이란과 최대한 협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란과 하마스는 해당 의혹을 부인했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팔레스타인 자체적으로 취한 조치이므로 우리는 그 대응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마스의 고위 간부인 마무드 미르다위도 '2일 회담'과 관련한 WSJ의 질문에 "팔레스타인과 하마스의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란 배후설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이번 공격을 지시했거나 배후에 있다는 증거를 보지 못했다"면서 "다만 (이란과 하마스는) 확실히 오랜 기간 관계를 맺어 왔다"고 언급했다.